나로호 성공…"다음 목표는 한국형 발사체"

입력 2013-01-3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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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 추진체 러시아 완제품…'반쪽짜리' 성공 지적

“나로호 2단(상단)에서 나로과학위성이 분리돼 목표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30일 오후 4시9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안내방송이 나오자 일제히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가 고도 302km 우주궤도에 위성을 올려 놓으며, 대한민국의 우주시대를 활짝 열었다.

나로호는 이날 오후 4시 발사된 뒤 예정대로 위성덮개(페어링)와 1단(하단) 로켓을 원활히 분리하고, 2단(상단) 고체연료를 점화시키며 목표궤도에 진입했다.

노르웨이 트롬소수신국은 발사 1시간26분이 지난 오후 5시26분부터 10분간 나로위성이 보내오는 비콘(beacon) 전파 신호를 수신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어 다음날 오전 3시28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나로과학위성과 14분58초 동안의 첫 번째 교신에 성공했고 오전 5시11분부터 26분까지 15분간의 2차 교신도 끝냈다. 최종 발사 성공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나로호는 지난해 10월26일과 11월29일 두 차례나 고무링 결함과 과전류 등의 이유로 발사 직전에 멈춰섰던 탓에 연구진들의 초조함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특히 러시아와의 1단 로켓 계약에 따라 이날 발사는 마지막 시도였었다.

이번 발사를 앞두고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고무링을 포함한 로켓(발사체)-발사대 연결 부위 어댑터 블록을 새 것으로 교체했다. 또 과전류 현상이 발견된 유압모터 제어기와 나로호 상단(2단)부의 모든 전원분배장치까지 바꾸는 등 발사 성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같은 역경을 딛고 위성의 정상 궤도 진입과 정상작동을 확인하며 최종 성공을 확정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북한에 이어 11번째 ‘스페이스(우주) 클럽’ 회원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성공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우주 진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30일 정부는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되는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 일정을 대폭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 1조5449억원을 투입해 우주 발사체의 핵심인 1단 로켓까지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3단형 로켓을 쏘아 올린다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계획은 지난 2010년부터 추진 중이다. 아리랑 위성과 맞먹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다.

김승조 항공우주연구원장은 “(당초 2021년 발사 계획인) 한국형발사체가 2018년이나 2019년 쯤에 발사되도록 계획을 잡을 것”이라며 “(75톤급 로켓) 시험 발사도 2018년에서 2016년으로 앞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호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지만, 1단 추진체가 러시아에서 제작한 수입 완제품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한국 로켓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한국형 발사체 계획은 나로호 사업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 1단 추진체의 액체 엔진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해 우리나라의 우주 계획이 완전한 자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액체연료 추진 로켓이 될 한국형 발사체는 3단으로 구성되어 2단(상·하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 기술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형발사체의 길이와 무게는 각각 46.5m, 200톤으로, 나로호(33m, 142톤)보다 길고 무겁다. 또 1단 로켓의 추진력은 300톤중(重)으로 나로호(170톤중)의 두 배에 달한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 사업은 예비 연구 단계로 5∼10톤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을 목표로 한다.

2단계 사업은 한국형 발사체의 기본 엔진이 될 75톤급 액체 엔진을 완성하고 2016년께 시험 발사를 한다. 당초 이 시험 발사는 2018년께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번 조기 개발 결정으로 2년여 앞당기게 된다.

마지막 3단계 사업은 기본 엔진 4개를 조합해 300톤급 1단 추진체용 엔진을 개발한 뒤, 한국형발사체를 2018∼2019년에 만들어 발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국내 150개 기업이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많이 습득한 것처럼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통해 한국은 로켓 설계는 물론, 액체엔진 핵심 부품과 기술력을 대거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대한민국이 우주항공 선진국으로 한 발짝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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