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허란 NS홈쇼핑 자연식품영상팀 프로듀서 "타인에게 말 걸기"

입력 2013-02-01 12:4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NS홈쇼핑 자연식품영상팀 프로듀서 허란
은희경의 소설 타인에게 말걸기. 철저한 개인주의 사상을 가지고 외롭게 살아가는 ‘나’와 남에게 부담스러우리만큼 친절을 베풀면서 남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그녀’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나’의 독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녀는 너무나도 친절한 나머지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는 존재이다. 그래서 결국 세상 속에서 그녀는 점점 멀어져 가는데 그만큼 나에게 기대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녀와 연관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녀를 차갑게 대한다. 마지막 만남 때 그녀의 공중전화카드를 보고 짧은 대화를 나누고 둘은 헤어진다.

타인에게 말을 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타인. 내가 아닌 사람,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친해지려고 한다는 것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 사람에게 다가서기 전까지의 그 고민은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타인에게 말걸기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다. 이 소설은 제목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 속 두 주인공인 ‘나’와 ‘그녀’는 아주 다른 캐릭터이다. 철저한 개인주의자인 ‘나’와 남에게 많이 기대려고 하는 ‘그녀’의 상반된 모습은 소설을 읽는 내내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설 속 "나"의 관점에서 본 타인과의 관계에서 할 일은 그가 나와 어떻게 다른지를 되도록 빨리 알고 받아들이는 일뿐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정말 남과 연관되고 싶어 하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서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가 잘못된 것인지 세상이 잘못된 것인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그녀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녀는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타인에게 말걸기라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로가 터놓고 얘기하지 않으면 끝내 밝혀지지 않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소설 속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구절이라 한번 적어본다. 서로 이야기해 보지도 않고 상대방을 평가해 버려서는 안 된다는 뜻을 내포하는 것 같다. 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일지도. 타인에게 말걸기를 제일 먼저 시작하고, 그리고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해야 그 타인을 내가 아는 사람으로 만들 수가 있기에 오늘도 타인에게 말 걸기를 시도해보려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비트코인, 9.4만 선 일시 반납…“조정 기간, 매집 기회될 수도”
  •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MVP 등극한 KIA 김도영, 수상 소감도 뭉클 [종합]
  • '혼외자 스캔들' 정우성, 일부러 광고 줄였나?…계약서 '그 조항' 뭐길래
  • 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 이동휘ㆍ정호연 9년 만에 결별…연예계 공식 커플, 이젠 동료로
  • 비행기 또 출발지연…맨날 늦는 항공사 어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909,000
    • -3%
    • 이더리움
    • 4,750,000
    • +0.74%
    • 비트코인 캐시
    • 691,500
    • -2.26%
    • 리플
    • 1,989
    • -3.49%
    • 솔라나
    • 329,700
    • -5.83%
    • 에이다
    • 1,338
    • -7.08%
    • 이오스
    • 1,151
    • +0.61%
    • 트론
    • 277
    • -3.82%
    • 스텔라루멘
    • 649
    • -10.4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250
    • -1.1%
    • 체인링크
    • 24,110
    • -4.78%
    • 샌드박스
    • 897
    • -14.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