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 아쉽지만 잘 싸웠다” 볼빅 RACV 호주여자마스터스 2위…미LPGA투어 5년차

입력 2013-02-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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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LPGA)
최운정(23ㆍ볼빅)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최운정은 3일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의 로열 파인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 레이디스 투어 시즌 개막전인 볼빅 RACV 호주여자마스터스(총 상금 20만3021유로) 최종 3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1위(캐리웹)에 2타차 2위를 차지했다.

시즌 첫 개막전에서 선전을 펼친 최운정에 대해 아쉽지만 잘 싸웠다는 반응이다. 우선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졌다. 강력한 드라이버샷으로 게임을 압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정확한 아이언샷과 감각적인 숏게임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유지, 이기는 플레이를 습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큰 신장과 긴 팔다리, 거기에 탁월한 볼 스트라이킹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골프선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타고났다는 평가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운 최운정이 골프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머니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지만 골프선수의 길을 걷기 위함이 아니었다. 운동시작 1년 동안 단 한 번도 필드를 밟아본 일도 없었다. 그러다 TV광고를 통해 알게 된 소규모 골프대회에 출전을 결심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그러나 골프에 대한 열정과 욕구를 더 이상 억제할 수 없었고, 누구도 최운정의 결심을 돌려놓을 수 없었다. 첫 번째 대회 성적은 99타. 아쉬움만 안고 돌아서야 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아쉬워하는 일이 없었다.

큰 신장과 긴 팔다리, 악착같은 승부근성, 거기에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침착성까지 지닌 최운정은 누구보다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운동신경도 타고나서 남다른 볼 스트라이킹 능력을 발휘했다.

최운정이 잠재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세화여중 3학년이던 지난 2005년부터다. 일송배 한국주니어골프대회 우승을 비롯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었고, 세화여고 1학년이던 2006년에는 김혜윤, 편애리 등과 함께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2009년, KLPGA투어를 거치지 않고 미LPGA투어로 직행, 그녀의 아메리칸드림은 시작됐다. 프로무대는 혹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짧은 비거리였다. 미국으로 출전하기 전부터 체력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 강도를 높이며 비거리 향상에 주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골프선수로서 탁월한 신체조건과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비거리는 지금도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뛰어난 집중력과 철저한 자기관리, 거기에 긍정적인 마인드까지 그녀가 내세울 만한 무기는 많다. 주니어 시절부터 남다른 감각을 보였던 숏게임과 퍼팅도 크게 흠잡을 데가 없다.

올해로 미LPGA투어 4년째.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때 박지은이 롤 모델이었던 소녀골퍼가 지금은 미LPGA투어 코리아낭자군의 에이스로서 우뚝 설 준비를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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