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학살 추정 사진 공개, "일본인 저지른 만행 고발해야"

입력 2013-02-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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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당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됐다.

기록사진 연구가인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은 3일 간토대지진 때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속 윗부분에는 ‘大正 十二年 九月一日(다이쇼 12년 9월 1일)’이라고 적혀있다. 이 날짜는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1923년 9월 1일을 뜻한다.

한 사진 속에는 수십 구의 시신이 나열돼 있으며 시신의 하의가 벗겨져 있고 시신 옆에는 일본자경단(自警團)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죽창 또는 쇠꼬챙이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서 있다. 다른 사진에는 부패한 시신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정성길 명예박물관장은 "개가 죽어도 비석을 세울 정도로 장례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이 자기 나라 사람이면 죽은 사람의 시신에서 하의를 벗겼겠느냐"며 "여성 시신만 골라 하의를 벗겨 또 한 번 욕을 보인 것은 학살을 능가하는 만행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서너해 전 일본에서 이 사진을 입수한 정 명예박물관장은 "여성들의 하의가 벗겨져 있는 등 참혹하고 수치스러워서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일본 교과서에 학살이라는 표현을 없애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공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역사지만 학살로 희생된 6000여 에 이르는 조선인의 영혼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면서 "사진 등 입증 자료를 제시해 과거 일본인들이 저지른 만행을 주저 없이 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1923년 9월 1일 규모 7.9의 간토대지진이 발생하자 흉흉해진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집어넣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에 흥분한 일본인들이 재일 조선인 2600~6600여 명을 학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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