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은 3월 26일 카타르와의 월드컵 지역예선을 앞두고 치르는 최종모의고사다. 이는 크로아티아 역시 마찬가지다. 3월 22일 세르비아와의 월드컵 지역예선 홈경기를 앞두고 갖는 최종 실험이다. 비록 승점차가 많이 벌어져 있지만 세르비아는 조 3위를 달리고 있는 팀인데다 역사적인 라이벌인 만큼 만만치 않은 경기다.
월드컵 지역예선은 장기레이스다. 크로아티아가 속한 A조는 6개팀이 홈앤드어웨이로 총 10경기를 치러 순위를 가린다. 물론 모두 강팀들이 속한 것은 아닌 만큼 충분히 힘을 아끼며 승리할 수 있는 경기도 포함돼 있다. 벨기에, 세르비아, 스코틀랜드 등을 상대로는 정예 멤버가 나서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마케도니아, 웨일즈를 상대로는 전력을 풀가동하지 않아도 승리를 챙길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크로아티아로서는 대표팀 내 1.5진 혹은 2진급 선수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쉬어가는 경기가 아니라도 주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경우 대체 자원들이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되도록 많은 A매치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고 한국전의 중요성 역시 크다.
크로아티아의 20인 최종 엔트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미드필더다. 브라질 출신의 조르제 사미르를 비롯해 아리얀 아데미, 프랑코 안드리야세비치 등은 최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A매치 경력이 일천하다. 하지만 미드필더진의 양적 두께가 공격진이나 수비진보다 상대적으로 엷어 대체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레이스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격에서는 루카 모드리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그가 출장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플랜B’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한국에게나 크로아티아에게나 이번 평가전은 지역 예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평가전인 만큼 큰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동시에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주전을 대체할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에 대한 활용법을 본격적으로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와 미드필더들의 주전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상황에서 다양한 공격 조합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공격과 수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미드필더들의 새로운 조합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
양팀은 당장의 승패보다 새로운 조합을 찾는다는 과제가 분명한 만큼 승패보다는 평가전에 대한 의미가 더 큰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