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 생산공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안으로는 경기침체 회복이 불투명하고 밖으로는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울산공장은 생산량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우선 노사협상에 따라 3월부터 시행되는 주간연속 2교대 근무가 하나의 변수이다. 주간연속 2교대 근무는 주간과 야간에 각각 10시간씩 작업하던 방식에서 주간에만 2개조가 근무하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1조가 새벽에 일찍 출근해 8시간을 근무하면, 오후 출근조는 9시간 근무로 밤늦게 퇴근하게 된다. 결국 기존 1일 20시간씩 가동되던 공장이 하루 17시간만 가동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공장가동시간 감소에 따른 생산량 하락을 막기 위해 시간당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에 또 다른 고민이 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올라가면서 생산량을 늘릴 명분이 사라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량의 약 70%가 수출물량인데 환율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수출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결국 노사협상에 따른 근무형태 변경으로 예상되는 생산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사측의 묘수도 통하지 않게 됨에 따라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연산능력 180만대를 자랑하는 단일규모 세계 최대 생산공장이다. 지난해 국내에 판매된 자동차(승용차 기준)가 152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능력이 얼마나 큰 지 짐작이 된다. 이 곳에서는 소나타와 그랜저를 제외한 아반떼, 제네시스 등 현대차의 모든 차종이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결국 현대차 전체 생산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공장에서 총 191만대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내수가 66만여대, 수출은 124만대였다.
현대차 IR팀에 따르면 올해 내수는 지난해 수준인 66만8000대를 유지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생산 수출은 5.1% 줄어든 118만대로 잡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분이 5% 이상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