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 " 일상생활을 더 풍요롭게… 리한으로 주방문화 선도"

입력 2013-02-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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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대표는 "사람들이 열광할 수 있는 아이템이 목표"라고 말한다. (사진=방인권 기자)

“한국도자기가 조수미였다면 이번엔 보아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도자기리빙 김영목 대표의 꿈은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순수예술과 경영을 모두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운영 스타일이다.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의 차남으로 현재 한국도자기 부사장직도 겸하고 있는 김영목 대표는 아버지의 그늘이 아닌 자신만의 브랜드를 내세워 그만의 경쟁력을 입증해 가고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 도자기로 선정됐던 ‘프라우나’도 김 대표의 손 끝에서 탄생했다. 김 대표는 영국 왕실도 인정한 감각을 생활 속 주방과 접목시켜‘키친 라이프’를 제안하고 있다.

◇예술에서 경영으로…한계를 넘어 탄생한‘리한’= 한국도자기리빙은 한계를 두려워 하지 않는 김영목 대표의 의지로 탄생했다. 사실 김 대표는 대학시절 순수예술에 대한 관심 높았다. 아버지 김동수 회장이 경영학 공부를 권하며 시작한 미국 유학생활 중 도예에 눈을 뜬 것이다.

김 대표는 예술 공부를 선택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한계를 벗어나고 싶어했던 성향이 많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호기심도 이유가 됐지만 “예술을 모르는 내가 과연 예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영향이 컸다. 김 대표는 미국 루이스앤클라크대, 워싱턴대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며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스로의 작품을 평가하고자 평론가 공부도 했을 만큼 예술에 대한 그의 열정은 뜨거웠다.

예술가 길을 가던 김 대표는 두 번째로 한계를 넘게 된다. 아버지가 회사 경영을 도우라는 권유를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금이 아니면 경영을 못 해볼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히 회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외국 바이어를 상대하는 업무를 전적으로 담당하며 회사 경영은 물론 엔지니어링 부분도 두루 섭렵하게 됐다.

김 대표는 “회사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7년 동안 통역업무를 했다. 통역을 하려면 내용을 완전히 알고 전달해야 하니까 경영과 기술 모두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경영에 참여하며 무엇보다 가치있는 일임을 확신한 김 대표는 ‘인정받는 2세 경영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김 대표는 “공장 환경이 굉장히 열악했던 시절 공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눈에 초점이 없던 모습을 보고 이 분들이 고생한 돈으로 유학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인정받는 주인집 아들이 되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그 때 다짐했다”고 말했다.

형인 김영신 한국도자기 사장을 도와 한국도자기를 이끌던 김 대표는 세 번째 한계를 스스로 넘어선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예술학도에서 아버지 회사의 직원으로, 이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까지 ‘도전은 두렵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그만의 철학이 한계를 뛰어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결정을 못 미더워하는 아버지의 신뢰를 얻기위해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를 땄다. 그리고 2005년 12월 한국도자기리빙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내가 회장의 아들이 아니라 가장 경쟁력 있는 부사장으로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고민했다”며 “한국도자기가 조수미였다면 이번엔 보아를 기획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자 새로운 리빙브랜드 ‘리한’을 론칭했다. 김 대표는 “제품, 상품,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서 일반적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정말 열광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 (사진=방인권 기자)

◇디자인과 기능 모두 갖춰… 주방에서 가정용품까지=‘리한’ 제품의 특징은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이다. 밥을 푸고 난 후 매번 눕혀서 보관해야 했던 불편함을 없애고자 손잡이에 무게를 둬 세울 수 있도록 제작한 ‘오뚝이 롤리주걱’이 대표적이다. ‘오뚝이 주걱’으로 통하는 이 제품은 출시 5일만에 1만개가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초경량 냄비 ‘에어포트(Air Pot)’, 로코식 찜기 ‘멀티타진’도 인기다. 에어포트는 비행기 날개 소재인 항공재질을 종이처럼 얇게 제작해 ‘냄비는 무겁다’라는 인식을 뒤엎은 역발상 제품이다. 멀티타진은 물이 부족한 모로코 지방에서 고안한 고깔모자 모양의 전통 조리도구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식 자재에 있는 수분만으로 조리가 가능토록 제작됐다.

김 대표는 주방용품 뿐 아니라 식품, 가정용품 등에 걸쳐 일상생활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토털 상품을 제공하는 ‘디자인 모던 키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김 대표는 “삶 자체를 디자인 하고 싶다. 해외에서는 테이블을 즐기는 문화가 있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급하게 먹는 문화여서 항상 안타까웠다. 리한을 통해 주방 문화를 선도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클 수 있는 이유는 성역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자기리빙은 제조업이 아니다. 꼭 주방용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전반에 걸쳐서 모든 것을 기획할 수 있다”며 “이 속도라면 5년 안에 매출 1000억원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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