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빵집 “500m 규정은 사업 중지나 마찬가지”

음식업종은 다음달 까지 논란 계속될 듯

프랜차이즈 빵집·외식 업체들이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해 신규 출점은 물론 신규 사업도 불가능해진 탓이다.

5일 동반위가 제빵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선정한다고 발표하자 현장에 있던 프랜차이즈 빵집 관계자들은 ‘세부안’을 기다려보자고 했지만‘독립점 500ｍ 내 신규 출점 금지’라는 내용에 금새 허탈해했다. 동반위가 지난해 말 점포 기준 2% 성장을 허용했지만 거리 제한 규정으로 사실상 추가 출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빵집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같은 브랜드 제과점 500ｍ 이내 출점 금지 적용을 받고 있다. 자체 브랜드와 거리 규정을 지키려면 기존 출점수의 70% 수준으로 가맹점 신설 가능 지역이 줄어드는데, 동네 빵집이 1만여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부분 지역이 중소 제과점 규정을 위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장 SPC그룹은 동반위 권고안에 대해 거부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SPC그룹측은 동반위를 대상으로 권고안에 대해 유감스럽게 본다며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향으로 조정되기를 촉구했다.

SPC그룹 측은 성명을 통해“사실상 출점 금지와 다름 없다”며 “국가 경제성장률 3%에 준하는 최소한의 성장을 배려해 달라는 제빵전문 중견기업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스럽다. 기존 가맹점주의 점포 이전까지 제한하겠다는 것은 가맹점주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실행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CJ푸드빌은 이번 결정이 공정위의 거리 제한에 이은 이중 규제로 확장 자제가 아닌 사업 축소의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특성상 자연 감소분이 있기 때문에 매년 매장 수가 역신장 할 수 있다는 것.

CJ푸드빌측은 “실제적으로 베이커리 업종 전체에 대한 거리제한에 해당해 경쟁 저해는 물론 소비자의 기본적 선택권과 후생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인츠돔 인수를 통해 제빵업 진출을 타진했던 카페베네는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카페베네는 상시근로자수가 800명을 넘고 2011년 매출도 1675억원이 넘기 때문에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 조건(상시근로자 200명 이하 또는 연매출액 200억 이하)에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음식업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되면서 블랙스미스도 규제를 받게 됐다. 현재 80여개 매장을 보유한 블랙스미스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으로 조만간 100호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대기업 상호출자제한 대상 기업인 CJ푸드빌은 현재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를 비롯해 △차이나팩토리 △씨푸드오션 △피셔스마켓 △비비고 등 전국 100여개의 점포를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3월 음식업종 세부 조율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J푸드빌 고위 관계자는 “당장 신규 사업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며 “내달 세부 조율 방안이 어떻게 확정되는지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놀부, 본죽 등에서는 당장 공동 대응에 대한 검토까지 하고 있다.

놀부 관계자는 “우리는 콘텐츠를 파는 기업인데 로드숍 오픈을 못하게 하면 따로 로열티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에서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롯데리아는 회사 내에서 비중이 적은 T.G.I 프라이데이스(매장 30여개) 외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롯데리아 관계자는 “신규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