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 박효종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 보수진영 대표 이론가… 박근혜 정치쇄신 조언

입력 2013-02-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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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핵심 합리적 보수 평가… 현안 생길 때마다 여야에 쓴소리

▲박효종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간사인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학과 교수는 20여년 이상 시민사회에 몸 담아 온 보수진영의 대표적 이론가다. 보수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와 교과서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 교수는 뉴라이트 운동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사다.

지난해 새누리당 경선 캠프 정치발전위원과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학자 출신의 외부 영입 인사지만 보수 기조의 ‘실무형’ 인수위 출범과 함께 박 당선인의 핵심 인맥으로 자리잡았다.

검찰 출신이 아닌 그가 검찰개혁을 다룰 인수위 정무 분과 간사에 발탁된 것도 의외라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박 당선인과 정치쇄신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에 있어 깊은 공감을 나누며 조언자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능하다. 특히 언론 등을 통해 박 당선인의 철학과 정책을 제대로 읽어냈다는 평을 얻고 있는 그는 국가관과 역사인식에 있어서도 박근혜 코드와 잘 맞아 새 정부에서 정치쇄신을 위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라이트 운동 이끈 보수 이론가…자유주의 시장경제에 확고한 신념 = 가톨릭대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박 교수는 당초 신부가 될 생각이었지만 진로를 바꿔 교수가 됐다. 서울대 대학원 국민윤리학과에서 또 한차례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인디애나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다. 한국에 들어온 후엔 경상대 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 사범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교수에 부임한 이후 뉴라이트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03년부터 참여연대, 경실련 등 진보시민단체에 반기를 들고 설립된 바른사회시민회의의 공동대표, 2005년부터는 뉴라이트 계열 운동단체인 교과서포럼의 회장을 맡아 활동해 왔다.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발족한 ‘정치개혁시민회의’에 참여했으며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뉴라이트 계에서 그는 합리주의적 개혁 보수 학자로 통한다. 현안이 생길 때마다 이명박 정부와 야권 할 것 없이 쓴소리를 날렸다. 지난 2009년 2월 출범 1주년을 맞는 이명박 정부에 박 교수는 “정권 교체 이후 오히려 불안하다”고 쓴소리를 시작했다.

시민단체에서 함께 활동한 한 인사는 박 교수에 대해 “조용하고 진중한 편이지만 의외로 쿨한 면이 많다”면서 “법치와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는 평가를 했다.

세부전공으로 정치철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해 대선의 주요 화두였던 정치혁신을 다루는 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국회·정당 개혁 등 박 당선인의 정치개혁 공약 개발에 참여했다. 정치쇄신특위에서는 친인척과 측근비리 근절 소위 위원을 맡아 “최고권력자의 권력형 부정부패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중요한 시대정신”이라며 “권력비리의 사슬을 끊기 위해선 처벌 못지 않게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강조했다.

박 당선인과 특별한 친분이나 인연은 없지만 “우리나라가 반듯한 ‘국가공동체’가 되기 위해선 박 당선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후보 시절부터 지지해 왔다는 후문이다. 개인이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려면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다. 그의 남다른 애국심은 보수진영에선 유명하다.

◇ 검소함과 투철한 국가관, 朴 코드와 흡사 =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인 박 교수가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로 임명된 것도 이같은 그의 평소 성격이나 철학이 박 당선인의 코드와 잘 들어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 당선인은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인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쓴소리를 하는 인물’을 등용해 위기를 타개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박 교수의 오랜 시민단체 활동을 지켜봐 온 한 지인은 “박 당선인과 박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고 말했다.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박 당선인이 리더십을 발휘한 것처럼 박 교수도 흔들리는 보수 시민사회 진영이나 정치권에 강한 혁신을 주문하는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보수적인 국가관과 함께 단벌 신사로 통할 만큼 검소하고 소탈한 성품도 박 당선인이 중요한 순간마다 정치권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그를 여러차례 기용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러 모로 박 당선인의 삶의 방식과 많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박 교수는 대선 경선 캠프 때부터 당선인의 신임을 얻어온 만큼 새 정부에서 정치쇄신의 중책이 맡겨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아직까지 인수위가 새누리당의 검찰 개혁 공약에 침묵하고 있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 개혁을 장기 과제로 전환하기 위한 속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올 2월로 서울대 교수에서 정년퇴임할 예정이지만 이후의 거취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어 이같은 관측은 더욱 힘을 얻는다.

하지만 5·16쿠데타에 대해 “쿠데타이기도 하고 혁명이기도 하다”라는 평가를 내린 것은 물론 5·16쿠데타를 ‘혁명’이라고 기술한 대안 교과서를 집필해 논란을 일으켜 대통합을 지향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에 어긋나는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또 기존 정치 기득권 세력에 밀려 정치 쇄신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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