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평창! 모두가 승자였던 평창스페셜올림픽

입력 2013-02-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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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이겨낸 땀과 눈물… 모두가 히어로

“굿바이 평창”

지난 1월 29일 개막해 8일간 지구촌에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한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이 5일 오후 폐막식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적장애인들의 가장 큰 스포츠 축제 스페셜올림픽은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을 중심으로 강릉시 일대에서 진행됐다. 승부를 떠나 장애를 극복한 전세계 106개국 3000여명의 선수들이 아름다운 경쟁을 펼쳤다. 이번 스페셜올림픽은 스포츠 경기 뿐만 아니라 대회 기간 국악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발레 가요 발레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함께 펼쳐져 문화올림픽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했다.

기록적인 측면에서 눈에 띌만한 성과들은 없었지만 출전 선수들의 의욕 만큼은 비장애인올림픽 이상이었다. 스노보딩에 출전한 드미트리 튀피아코프(러시아)는 2차시기 중 넘어지자 재경기를 요구했고 마이클 체이스 로더(미국)는 최하위에 머물자 역시 재경기를 요구했다. 이들의 요청은 모두 받아들여져 그들의 바람대로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스페셜올림픽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인간승리의 드라마도 있었다. 개회식 애국가를 부른 박모세는 뇌의 90%를 잘라내는 대수술에도 불구하고 성악가로 성장했다. 쇼트트랙 이지혜 역시 유아 시절 질병으로 뇌 크기가 일반인의 30% 수준임에도 다관왕에 올랐다. 자폐성 장애에도 불구하고 스노슈잉에 출전해 메달을 딴 양우진, 다운증후군임에도 발레리나로 성장한 백지윤, 자폐성 장애에도 불구하고 판소리는 물론 피아노까지 다루는 음악적인 재능을 선보인 최준 등 모두 인간 승리의 주인공들이다. 또한 8개 종목 30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감동을 선사한 주역이었지만 선수 가족, 자원봉사자, 관람객들도 이번 스페셜올림픽의 또 다른 주역이었다.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돔에서 열린 ‘2013 평창 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서 김연아와 미쉘 콴이 선수들과 함께 어울려 말춤을 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적장애인들이 단지 그들만의 행사를 즐기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스페셜올림픽의 일원으로 참여해 대회를 통해 얻은 경험을 전파하자는 것이 이번 대회의 취지다. 지난 1월 30일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롯한 세계지도자 300여명이 글로벌 개발 서밋을 통해 채택한 ‘평창 선언문’ 역시 이의 연장선이다.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더 이상 재활이나 치료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자는 내용이다.

나경원 대회조직위원장 역시 “대회에서 무엇인가 느낀 사람이 옆집에 사는 지적장애인에게 한 번 더 눈길을 주는 것이 대회의 결과일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대회를 통해 고조된 지적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원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몇몇 운영상의 문제점을 노출해 개선의 목소리도 높았다. 날씨 변화에 따른 일정 변경은 불가항력이지만 이에 대한 통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관람객은 물론 선수들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연출됐고 지적장애인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교통수단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통역의 배치나 분실물센터의 운영, 자원봉사자들의 적절한 배치 등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지적 사항이 나온 점은 아쉽다.

이번 대회는 5일 폐막식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폐막식에서는 ‘현 피겨여제’ 김연아와 ‘전 피겨여제’ 미셸 콴(미국)이 듀엣 공연을 펼쳤다. 머라이어 캐리의 발라드곡 ‘히어로’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펼쳐진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2015년에 열릴 차기 하계스페셜대회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만큼 김연아와 콴의 만남은 의미가 컸다. 경쟁이 아닌 모두가 승자라는 의미를 담은 ‘히어로’가 더 큰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스페셜올림픽이 단순히 환상만을 남긴 일회성 이벤트로만 기억될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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