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최고령 수능 응시자인 류옥이(80)씨가 오는 26일 학력인정 평생학교인 일성여자고등학교에서 고교 졸업장을 받는다. 졸업 전 초등학교 4년이 학력의 전부였던 류씨는 2005년부터 7년간의 학업으로 꿈에 그리던 졸업을 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류씨는 명지전문대 학점은행제 과정(사회복지학)에도 합격해 겹경사가 났다.
류씨는 일제 강점기 경남 사천에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니다 학교를 그만뒀다. 해방이 됐지만 학교가 휴교하는 바람에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남편이 ‘대학 다닐 때가 제일 행복했다’는 말을 항상 머릿속에 넣어두고 대학진학을 꿈꿔왔다.
10년 전 남편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자녀도 모두 외국에 나가자 류씨는 남편의 말을 생각했다. 2005년부터 7년간 만학도 학력인정기관인 양원주부학교와 일성여중고를 거치며 학업을 이어갔다.
그는 처음에 알파벳도 몰랐다. 한글로 영어 단어를 적어가며 외우는 등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이젠 웬만한 영화회화도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는 류씨처럼 개인 사정으로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한 40~80대 만학도 중학생 326명과 고교생 276명이 이달 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졸업한다.
야학 모임이 전신인 이 사립학교는 2001년 개교해 2003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여성들에게 중·고교 졸업의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다.
일성여중고는 7년 연속 고교 졸업생 전원이 대학입학의 꿈을 이뤘다. 올해도 졸업하는 고교생 모두가 4년제 또는 2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일성여중고 졸업식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