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로 본 CEO] 아모레 서경배 회장 시대 열렸는데…‘황제주’는 수난

입력 2013-02-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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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과·생활용품, 건강제품 ‘미’와 ‘건강’ 핵심사업 역량 강화

서경배(50)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장이 올해 1월1일자로 회장에 취임한 후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연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2월 들어 주가가 100만원대를 턱걸이하듯 힘겹게 지켜내는 등 ‘황제주’의 지위까지 위협받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새해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 출범 이후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한 아모레퍼시픽이 코스피보다 네 배 가까이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21만4000원으로 마감했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달 25일 106만2000원까지 내려왔다. 외국인이 440억원어치(3만9858주) 팔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2월 들어서도 107만7000원에서 시작해 계속 하락하며 지난 7일 101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99.33포인트(-4.9%) 하락한 반면에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121만원에서 101만2000원으로 하락해 하락률이 16.36%에 달했다.

이같은 부진은 아모레퍼시픽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만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7일 아모레퍼시픽은 장 마감 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642억6500만원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8494억6200만원으로 11.5%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2684억4400만원으로 17.9%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마케팅과 해외시장 투자 확대, 프랑스 법인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수 침체가 지속된 데다 외국인 관광객 구매마저 주춤하면서 고가 화장품 시장의 부진이 이어졌다”며 “국내 화장품 사업 성장률이 재차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화장품 사업 성장률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비전 달성과 주가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핵심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영을 위해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의 차남인 서 회장은 1985년 연세대 경영학과와 1987년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1987년 태평양에 입사해 기획조정실 사장을 역임한 지난 2006년 아모레퍼시픽 사장직에 올랐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지 7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올해 그룹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아모레퍼시픽을 주축으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뷰티계열사의 글로벌 전략을 통합하고 실행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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