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단체장 전문성보다 끗발?

입력 2013-02-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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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영향력이나 재정적인 지원 등 기대… 정재계 인사 표몰이

한국 스포츠계의 최고 수장을 뽑는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22일 치러진다. 향후 4년간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이끌 이번 선거는 대의원 투표로 이루어지며 55개 가맹경기단체 대표와 이건희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그리고 선수위원회 위원장 등 58명의 표심으로 결정된다.

현 박용성 회장이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출마를 선언해 차기 회장 선거는 사실상 삼파전이다. 이에리사(59) 새누리당 의원, 김정행(70) 용인대학교 총장이 바로 그들이다.

대한체육회장만이 아니다. 2013년 들어 체육계는 대선이나 총선을 방불케 할 정도의 선거 열풍이었다. 이미 올해 들어 협회장 선거를 마친 단체가 15개를 훌쩍 넘는다. 한 해 예산이 1000억원에 달하는 거대조직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달 28일 선거를 통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회장직에 올랐고 이튿날에는 신계륜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에 올랐다. 대한테니스협회, 대한수영연맹, 대한펜싱협회, 대한승마협회 등도 잇달아 선거를 마쳤고 지난 5일에는 방열 건동대 총장이 대한농구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농구협회장 선거를 끝으로 사실상 각 스포츠연맹 회장 선거는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은 정치인 출신 회장의 대거 등장과 비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한 경제인들의 강세다. 반면 경기인 출신은 몇몇 단체에서 회장을 배출해 명맥을 이었다.

정치인이 수장을 맡은 종목은 야구 태권도 배드민턴 배구 카누 컬링 등이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배드민턴협회장에 당선된 신계륜 민주당 의원을 제외하면 전부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정치인 출신 혹은 현직 정치인의 경우 이들의 정치력을 통해 해당 종목이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종목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고 회장직을 본인의 지명도를 높이는 데에만 사용할 여지도 있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경제인의 입지는 이번에도 탄탄했다.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현대자동차 부회장), 대한사이클연맹의 구자열 회장(LS그룹 회장), 대한탁구협회 조양호 회장(한진그룹 회장) 등은 독보적인 입지로 해당 종목 단체장에 올랐다. 정몽규 회장이 당선된 축구협회를 비롯해 체조·승마·봅슬레이스켈레톤·펜싱·빙상 연맹 등도 경제인 회장이 단체를 이끌게 됐다.

미미하지만 경기인 출신이 회장에 오른 곳도 있다. 농구협회가 대표적이다. 경기인 출신의 방열 건동대 총장은 이종걸 민주당 의원,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 등과 삼자대결을 펼쳐 당당히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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