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 정홍원 총리 후보자, 30년 검찰생활 '원칙론자' 정평

입력 2013-02-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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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한 성품에 신망 두터워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8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낙점했다. 박 당선인이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의 낙마 후 ‘현미경’ 검증을 거친 인물인 만큼 앞으로 인사 청문회를 통과해 박근혜 정부 첫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후보자가 새정부에서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과 책임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책임총리제’를 어떻게 구현할 지 주목된다. 박 당선인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기 위한 책임총리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정 후보는 30년간 검사로 활동했고 공직을 떠난 후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해온 법조인이다. 법조인 출신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과, 김용준 전 후보자에 이어 두번째 총리 후보자에도 법조인을 택한 것은 박 당선인이 법과 원칙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 후보자가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월말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에 전격 선임하면서 부터다. 공천위원장인 정 후보자가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박 당선인의 정치개혁 의지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보고 박 당선인이 ‘자기 사람’으로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12남매 여섯째…집안 어려워 한때 학업 중단 = 정 후보자는 1944년 경남 하동에서 12남매의 6째로 태어났다. 넉넉치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한때 학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의 형이 고시 공부를 포기하자 실망한 부친이 당시 경남중에 다니던 정 후보자를 고향으로 불러들여 집안일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던 정 후보자는 진주사범학교에 가는 것으로 선친을 설득했다. 졸업 후엔 잠시 교편을 잡다가 성균관대 법대 야간 과정에 진학, 동기들보다 4~5년 늦은 1971년 졸업했다.

◇검사 30년…굵직한 사건 맡아 = 1972년 사법시험(14회)에 합격한 정 후보자는 서울대·고려대가 주류인 검찰에서 30년 간 몸담았다.

검사 시절 대형사건 수사를 많이 맡았다. 대검 중수과장과 서울지검 특수부장, 서울지검 3차장 등을 거치면서 1980년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철희·장영자 어음 사기 사건, 대도(大盜) 조세형 사건, 수서 비리 사건, 안기부의 대선 개입 북풍(北風) 사건 등을 수사했다.

1991년 대검 중앙수사부 3과장 시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해커를 적발했으며, 서울지검 남부지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민원인 후견인 제도’를 도입해 호평을 받았다.

1999년 대검 감찰부장 시절에는 검찰 조직에 처음으로 ‘낮술 금지’ 지시를 내리고, 인사 평정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등 내부 개혁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후보자는 법무부 법무연수원장 때인 지난 2004년 5월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사시 동기들과 함께 후배들을 위해 용퇴했다.

정 후보자는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변호사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2년)과 법률구조공단 이사장(3년)을 지냈다. 또 1995~1996년 울산지청장 시절 환경 단체와 손잡고 태화강 정화캠페인을 벌였으며 그때 만든 환경보호협의회는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박 당선인과 인연 맺어 = 정 후보자는 2011년 2월부터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으로 흔히 ‘칼자루’에 비유되는 공천심사를 진두지휘했다. 그의 정치 입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취임 일성을 ‘쓴 잔을 마시는 용기와 신념’이라고 밝힌 그는 도덕성을 공천의 첫번째 기준으로 거론했다. 선거 때마다 뒤탈이 따르는 공천의 총책을 맡으면서 비교적 잡음 없이 공천을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현역의원 하위 25%를 탈락시키는 ‘컷오프룰’을 ‘헌법’에 비유하며 예외 없이 적용해 눈길을 모았다.

지금은 법무법인 유한로고스 상임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원칙주의자…책임총리제 수행 여부 관건 = 정 후보자는 공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강직한 성품으로 주변으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다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대체적 평이다. 공직자로서 처신이 올곧고 일에 엄격해 업무상으로는 ‘어려운 상관’이었지만 선·후배나 직원들에게 따뜻하게 대했다는 평이다.

외아들인 정우준 통영지청 검사를 결혼시킬 때는 전세금을 보태준 뒤 증여세를 냈다고 한다. 일요일에는 집 근처 교회에서 종일 지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취미는 바둑이다.

술과 골프를 즐기지 않는 편이며 사람을 많이 만나는 스타일이 아니라 교류의 폭은 그다지 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지나치다고 싶을 정도의 원칙론자이고 교제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는 면에서 행정부를 대표하고 각 부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총리로서의 역량은 검증을 거쳐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민병두 민주통합당 인사청문특위 위원은 “정 후보자의 인생경력을 보면 검사 재직 경력 30년이 대부분으로 굉장히 좁게 살아온 것 같다”며 “책임총리로서 전체를 바라보는 국정 조정 능력이 있느냐를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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