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바라보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목표는 단순명료하다. 지난해 지분매각과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면 올해는 이를 발판삼아 1등의 위치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김 대표의 의지 때문일까.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두며 게임시장 독주 체제의 서막을 알렸다. 특히 올해는 주력 사업인 온라인PC게임의 해외시장 진출과 더불어 모바일 게임 사업도 본격 진행된다는 점에서 향후 엔씨소프트의 성장세는 지속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게임업계의 불황속에서도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7535억원, 영업이익 1513억원, 당기순이익 153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 11%, 당기순이익 31%가 상승한 수치다. 특히 북미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길드워2’를 바탕으로 전체 매출의 57%인 1618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사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성장세를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게임시장을 뜨겁게 달군 김 대표의 지분매각과 희망퇴직의 여파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악재를 오히려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지스타2012에 참석해 “넥슨과 모바일 게임 개발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지스타에 참석하지 않은 만큼 내년에는 깜짝 놀랄만한 게임으로 시장을 흔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지분 매각에 대한 온갖 억측이 난무하던 시기에도 김 대표는 꾸준히 해외시장을 방문하며 사업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대표가 지분매각 이후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고 업계를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사실무근임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김 대표도 “넥슨과 힘을 합쳐 또 하나의 도전을 하고 싶다”며 “현장에 오래 남아 게임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사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엔씨소프트의 독주체제 가능성에 무게를 쏟고 있다. 김 대표의 의지처럼 자사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과 대작 온라인게임의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목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900억원, 1700억원으로 전망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번 예상실적에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중국에서의 예상 매출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넥슨만이 밟았던 매출 1조원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