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야는 12일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을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관련 상임위 등을 소집해 북핵 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대표가 3자회동에서 북핵 실험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힌 만큼 강력한 수위의 비판 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관련 인수위원들은 오후 1시 20분경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로 이동해 박 당선인에게 보고를 했다. 앞서 외교국방통일분과 윤병세 인수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실험이 확실하다면 옛날 같진 않을 것”이라며 “현 정부와 잘 협조할 것”이라고 대응 계획을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청와대 내 지하벙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에는 김황식 국무총리, 김성환 외교통상, 류우익 통일, 김관진 국방, 맹형규 행정안전 장관과 원세훈 국정원장, 하금열 대통령실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미‘워치콘’ 상향 … 軍, 北추가도발 대비태세 격상 = 군 당국은 군사대비태세를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으며, 한미 연합군사령부도 북한의 추가 군사도발에 대비해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한 단계 높였다.
또 주한미군 측과 긴밀한 공조 하에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핵실험의 위력은 6~7kt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2006년 1차 핵실험의 위력은 1kt,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2~6kt 등으로 추정돼 이전에 비해 파괴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 여야 ‘북핵규탄결의안’ 채택키로 = 국회는 한 목소리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규탄하고,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등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기로 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북핵 규탄 결의안(가칭)’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한반도평화를 위협하는 3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차원의 강력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고,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이번 핵실험은 그동안의 남북 간의 모든 합의와 신뢰를 부정하는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했고, 종북논란을 빚고 있는 통합진보당은 뒤늦게 논평을 내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대화없는 북미관계, 파탄 난 남북관계의 안타까운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자유총연맹 등 9개 단체는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민족을 핵재앙의 늪으로 빠뜨리려는 선택은 총체적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흔들리지 말고 대국민 안보의식을 결집해 어떤 도발에도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핵실험은 세계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정부는 우방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국가안보와 경제에 충격이 최소화 되도록 추후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앞서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57분 50초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5.0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인공지진의 규모는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 때 4.5에 비해 0.6 큰 것이다. 진앙의 위치는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 부근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