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대기업, ‘드러그스토어’ 진출로 숨통 트이나?

입력 2013-02-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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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 불거져

신규 출점 금지 등 영업 제한에 발목이 잡힌 유통대기업들이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속속 진출하며 영역확장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경기불황에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러그스토어’는 기업형 슈퍼마켓이나 편의점과 달리 출점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또 다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드러그스토어’는 화장품을 기본으로 생활잡화, 가공식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복합점포로 ‘4세대 유통채널’이라고도 불린다. 지난 2008년 11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3배 넘게 성장했다.

CJ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GS와 세계적 유통그룹 왓슨스와 제휴해 만든 ‘왓슨스’, 이마트가 ‘분스’라는 이름으로 5개의 매장을 여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유통공룡 롯데도 드러그스토어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홈쇼핑, 편의점, 대기업슈퍼마켓(SSM), 인터넷몰 등 유통의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롯데까지 가세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서울 중구 남창동 코리아세븐 본사에 강성현 롯데미래전략센터 이사를 주축으로 직원 10여 명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H&B 드러그스토어 준비에 들어갔다. 연내 가두점 1호점을 연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름과 용지, 상품 목록을 구성하고 있다. TF는 롯데슈퍼 소속이다. 편의점과 SSM의 노하우를 혼합하려는 전략이다.

CJ올리브영은 서울 명동에 대형 플래그십스토어 ‘올리브영 라이브스타일 체험센터’를 지난달 개장했다. CJ올리브영 측은 플래그십스토어 운영 경험을 토대로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내년 상반기 중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매장을 열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렇듯 대기업이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열을 올리자 또 다시 골목 상권 침해 논란도 야기되고 있다.

홍대상권의 경우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 신세계 분스 등 7개의 대기업 드러그스토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도 내달 초 홍대에 1호점을 낼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기업을 상대하기 어려워진 드러그스토어는 시장 철수를 단행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 카페베네는 사업 진출 5개월여 만에 드러그스토어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 8월 신규 사업의 하나로 ‘디셈버24’를 출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드러그스토어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내야 하는 입지조건 탓에 임대료 부담이 크다”며 “매장을 많이 보유해야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라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한 초기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드러그스토어가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콘셉트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된다"며 "매장 확대를 통해 매출 구조를 키워야 하는 것이 최대 과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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