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토빈세’(금융거래세) 도입 논의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서 담뱃값 인상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담배 가격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결정해야 하지만 2004년12월 올리고 나서 8년이 지난 상황이라 정액으로 돼 있는 부담금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올릴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다만 세수확보를 위한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국민건강’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담뱃값을 인상해도) 건강을 보호한다는 차원에 초점을 두는 게 좋겠고 세수 확보는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효과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흡연의 가격 탄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으로, 담배 가격을 10% 올릴 때 소비는 3.6% 줄어든다”며 “가격 정책 외에 담배의 폐해, 흡연의 나쁜 점에 대한 계도를 열심히 하고 지금 추세처럼 규제를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 투기자금 유출입의 부작용을 막고자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토빈세’를 도입하는 논의와 관련해 박 장관은 “주요 국가들이 모두 합의해 함께 도입하지 않는 이상 우리만 서둘러 도입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을 통해 정부가 ‘한국형 토빈세’ 도입을 검토한다고 보도된 데 대해서는 “재정부 차관보가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의 여러 여건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금융거래 외환거래세 도입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한국형 토빈세’로 보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