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전액잠식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쌍용건설이 최대주주인 캠코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쌍용건설과 채권단은 15일 최대주주인 캠코에 "정상 기업이 대규모 적자와 자본잠식으로 증시에서 퇴출당할 처지에 놓은 만큼 캠코는 부실기업의 대주주로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감자(자본감소)와 7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인수 등도 추가로 요구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른 부실기업들은 대주주인 모기업이 감자나 증자 등 지원을 통해 대주주 책임을 어느 정도 이행했다"며 "캠코 역시 부실기업 대주주로서 추가 지원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하산 인사 매각지연 등으로 쌍용건설 부실을 부추긴 측면이 있는 만큼 단순히 부실채권정리 기금에서 잔여재산을 돈려주는 형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안된다는 의미다.
쌍용건설 최대주주는 현재 캠코에서 부실정리기금 운영 시한이 끝나는 22일 이후 정부인 금융위원회로 넘어간다.
그러나 정부가 38.75%의 지분을 다른 주주(주로 채권단)들에 떠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쌍용건설은 작년에 41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을 통해 감자, 1500억원의 출자전환, 3000억원 내외의 유상증자 등을 거쳐 매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은 "부실기업을 은행에 넘기면서 대주주 책임을 조금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 해이에 해당한다"며 "추가 지원에 동참하지 않으면 채권단도 부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쌍용건설은 외환위기로 유동성이 악화해 1999년 3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워크아웃을 진행했다.
캠코는 2001년에 최대주주로 올라서 2008년 쌍용건설에 투입한 공적자금 1700억원을 모두 회수했다. 캠코는 쌍용건설 추가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