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 자리에 친박(친박근혜)계와 현역의원을 배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15일 “박 당선자가 ‘2인자’를 두지 않는다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지 않나. 비서실장은 당초 측근을 기용하는 것을 검토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까지 맡는 등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주변에서의 비판 여론을 감안해 친박은 배제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해 국정을 지휘하는 것은 물론 장·차관 등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공직자의 인선을 결정하는 인사위원회 위원장도 겸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총리보다 비서실장이 사실상 2인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이 비서실장 자리에 친이(친이명박)계를 등용하거나 외부에서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박 당선인이 2인자를 두지 않고 힘의 균형 맞추는 ‘박정희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점도 비서실장에 측근을 배제한다는 논리를 뒷받침한다.
친박 중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최외출 영남대 교수도 14일 “박 당선인으로부터 비서실장을 제안받은 바 없고 인사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치적으로도 비서실장에 외부인사를 임명하면 인사가 잘못됐을 경우 여론의 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박 당선인이 국정을 함께 호흡하며 이끌어가야 하는 비서실장에 뜻이 맞는 친박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친박 핵심인물인 최경환 새누리당 3선 의원이 비서실장 내정자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또 박 당선인의 대선 캠프 때 종합상황실장을 지내고 3선을 한 권영세 전 의원, ‘박근혜의 입’으로 알려진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이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