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1기 내각을 꾸리면서 ‘경제는 관료에게 맡겨야 한다’는 인사 기준 뿐 아니라 인맥까지도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람들을 활용해 관심을 끌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친은 모두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류 후보자의 부친인 고 류형진 전 대한교육연합회장은 숙명여대 교수 시절인 1961년 5·16이 발생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맡았던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고문으로 추대돼 제3 공화국의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데 깊이 관여했다. 1968년에는 박종홍 전 서울대 명예교수·이인기 전 영남대 총장 등 당시 기초위원 25명과 함께 국민교육헌장 초안을 다듬기도 했다.
서 후보자의 부친 고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은 박 전 대통령 시절 육군참모총장과 국방장관을 지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육사 한 기수 선배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도 박 전 대통령과 무관치 않다.
현 내정자가 젊은 시절 몸담았던 경제기획원과 현재 이끌고 있는 KDI는 모두 박정희식 경제개발 모델을 만든 곳으로, 특히 1972년 설립된 KDI 개관식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테이프 커팅식을 갖기도 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에 위치한 한KDI 본관 1층 로비에 걸려있는 ‘번영을 향한 경제설계’라고 적힌 박 전 대통령의 휘호는 박 전 대통령과 KDI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박 당선인은 예전부터 아버지로부터 듣고 배운 것들을 벤치마킹하는 습성이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은 적극 활용한다는 게 박 당선인의 기본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