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기업 사회공헌의 매력 - 강승진 대한항공 승무원

입력 2013-02-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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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진 대한항공 승무원
몇달 전 '하늘 사랑 김장 담그기' 행사에 자원봉사를 할 승무원을 모집한다는 연락이 왔다. 2시간에 걸쳐 3톤 분량에 달하는 1500포기의 김장을 담가 강서지역 내 복지시설 40여 곳에 배달이 되는 행사였다. 김장 경험이 없던 나로서는 김장 담그는 법도 배우면서 봉사에도 가담하고 싶었다.

그날 행사에는 객실 본부장님을 비롯한 객실 임원 분들과 각팀의 승무원들, 주말에 부모님을 따라 나선 승무원 가족들까지 약 300여명의 객실 가족들이 모여 한마음으로 사랑을 듬뿍 담아 김치 양념을 버무리며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가했다.

늘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마주쳤던 선배나 동료들이 고무장갑을 끼고 배추를 들고 양념을 무치는 모습이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수다를 떨고 웃으며 열심히 김장을 담그는 모습이 내 친언니 동생처럼 정겹게 느껴졌다.

특히나 김장을 담근 후 직접 담근 김치와 수육을 곁들여서 먹는 맛은 그야말로 최고급 고급요리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번 행사는 일상에서 벗어나 휴일에 봉사활동을 위해 객실 가족들을 다시 만나 또 다른 재미와 보람이 있는 특별한 추억이 됐다. 나중에 전해들은 얘기지만 엄청난 경쟁률로 인해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많은 동료들이 아쉬워했다고 한다.

처음 입사했던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선착순으로 마감이 됐을까. 이번 경험은 최근 기업의 핵심가치의 하나로 정착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 임직원들의 관심과 의식이 고조된 것을 몸소 느끼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도 CSR활동이 이처럼 중요해지면서 창의성이 돋보이는 여러 CSR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회사가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화장지를 만드는 회사가 나무심기 활동을 벌이는 등 기업들이 부정적 이미지를 오히려 장점으로 살리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며 내가 몸담은 대한항공의 활동들도 눈여겨 보게 됐다. 대한항공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후원하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력과 한글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 본다.

또 대한항공은 9년 전부터 신입 직원들의 친환경 해외연수 활동으로 몽골지역에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 심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지구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항공사의 장점을 잘 살린 CRS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 같은 활동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연말연시 등 특정 시점에만 집중됐던 기업들의 활동이 연중 계속되는 일상이 됐다.

인터넷 등 새로운 정보 매체의 등장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난 소비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기업 활동에 대한 감시 및 참여를 감안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한 이미지 활동을 넘어 기업의 핵심 가치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본다.

사회적 친화력이 높은 기업은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인재 확보와 투자 유치가 쉬워지는 장점을 누리기도 한다. 이제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엄청난 광고비를 쓰는 것만으로는 더욱 똑똑하고 까다로워진 현대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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