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새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돌입한다. 이미 새 정부의 지각 출범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이들 후보자들이 청문회를 무사 통과하기를 바라지만 민주통합당은 2~3명의 후보자는 자격이 없다고 벼르고 있어 격돌이 예상된다.
먼저 정 후보자와 관련해 여야는 대체로 ‘치명적 하자가 없다’는 평을 내놓고 있어 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청문회 첫날인 이날 새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및 의혹은 10여 가지다.
가족간 수억원의 현금증여를 통해 편법으로 세금을 면제받았다는 의혹이 19일 불거졌다. 정 후보자가 2011년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소득을 줄여 신고한 뒤 그 돈을 처가 쪽 식구들을 경유해 아들 부부에 증여함으로써 소득세·증여세를 절세했다는 의혹이다.
부산지검 검사 재직 당시엔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도 새롭게 터졌다. 부인이 상속받은 땅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과 이에 대한 거짓 해명 논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외에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재직 시절 부인 동반 외유성 출장과 변호사 겸직 논란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 논란 △부실운영으로 문제가 됐던 저축은행의 법률고문 전력 △재산증식과정 의혹 △아들 군면제 의혹 등이 제기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저축은행의 뱅크런(대량인출사태) 당시인 2011년 말 솔로몬저축은행에서 2억원의 예금을 인출해 비난받고 있다. 딸에게 아파트를 물려주면서 대출금도 넘기는 부담부증여로 증여세 1억여원을 절세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2000년 세무대학장 시절엔 8억6000여만원을, 2009년 한국개발연구원장 땐 36억3000여만원을 각각 신고해 재산이 급증한 배경에도 의혹의 눈길이 쏠린다. 부동산 투기, 아들 병역의혹도 논란 거리다.
이중국적 논란이 뜨거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관련성이 추가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는 1999년 CIA가 설립한 회사 인큐텔 이사로 재직했을 뿐 아니라 2009년부터 4년간 CIA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돼 국가기밀 유출 우려 등 적격성 논란이 가열되는 형국이다.
김병관 국방·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내에서 각각 ‘브로커 병관’, ‘두드러기 교안’으로 불리며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다.
김병관 후보자는 비리 전력이 있는 무기중개업체에서 2년간 고문으로 일하며 자문료 등으로 2억원을 받은 점이 최대 논란 거리다. 서울 노량진 아파트를 두 아들에게 부담부 증여한 뒤 아들들과 전세계약까지 맺어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아들에 연금과 보험, 예금을 변칙 증여했다는 의혹, 부인의 리튬전지 군납업체 주식 보유, 장남 근무 회사 2곳의 국방부 대형사업 수주, 차남 특혜 취업 논란도 떠올라 있다.
황 후보자는 부양가족 이중소득공제로 인한 소득세법 위반 사실을 인정했지만 병역회피·논문특혜·부동산 투기 의혹에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이 남아 있다. 공직 퇴임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17개월 동안 16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데 따른 전관예우 논란, 검사 시절 동창인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후원금 기부, 기독교 편향 논란도 불거진 상태다.
이들 외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겐 지역구인 경기 김포시에서 골프장사업자와 군 허가권자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의혹, 건설업을 하는 친형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교육부 고위관료 출신으로서 경영부실 대학 심사를 받은 위덕대 총장으로 가게 된 경위와 위장전입 의혹이 검증 대상이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윤상직 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나란히 농지법 위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는 병역기피 의혹과 논문 중복게재 의혹이 불거졌다. 윤병세 외교·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각각 병역기피 의혹, 논문 중복게재 의혹을 받고 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허위로 출장비를 타낸 사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