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ㆍ스포츠 '어둠의 경제']승부조작의 주범은 ‘베팅 마피아’

입력 2013-02-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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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독일 호이저 폭로로 드러나… 최근 유로폴 "680여 축구경기 조작"

▲베를린 법원에 출두하는 로베르트 호이저 전 주심. (사진=독일 방송 캡쳐)

지난 2004년 8월 21일 독일컵 1라운드. 함부르크 SV는 당시 3부리그팀이던 SC 파더보른에게 2-4로 패해 조기 탈락했다. 당시 주심을 맡았던 로베르트 호이저는 함부르크가 2골을 먼저 넣으며 앞서 가던 중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함부르크의 공격수 에밀 음펜자를 퇴장시켰고 경기 중 파더보른에게 페널티킥을 2개나 선언했다. 결국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함부르크는 파더보른에게 패했다. 경기의 주심을 맡았던 호이저가 브로커에게 금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것이었다.

승부조작 의혹을 받았던 호이저는 결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고 2005년 11월 베를린 법원으로부터 2년5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당시 호이저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폭로했다. 바로 ‘베팅마피아’의 존재다. ‘베팅마피아’란 승부조작을 통해 점수나 결과를 맞히고 그 배당금을 챙기는 범죄조직이다. 크로아티아 출신 형제에 의해 운영되는 이 조직은 독일 베를린에 근거를 두고 활동하며 이들이 베를린-샤를로텐부르크에서 운영하는‘카페 킹(Cafe King)’이 핵심 본거지라고 호이저는 밝혔다. 이른바 ‘베팅 마피아’의 실체가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형제들 중 맏형인 안테 사피나를 비롯해 그의 두 동생,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당시 독일 언론들은 ‘크로아티아 베팅 마피아’로 규정지었다.

호이저는 당시 독일 스포츠방송사인 DSF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피아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계속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궁지에 몰린 자신을 변호하기 위함인지 혹은 실제로 협박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사건은 승부조작이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조직적이고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음이 밝혀진 첫 사례였다.

지난 4일 유럽공동경찰기구인 유로폴이 발표한 전세계 680여 축구경기가 조작됐다는 조사 결과 역시 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은 물론 유럽에서 치러진 경기도 포함됐을 정도로 승부조작은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만연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수 심판 브로커 등 관련자만 400명이 넘을 정도로 이제는 월드컵 경기조차 깨끗하다고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불법 베팅사이트와 승부조작이 동시에 문제가 되는 국내와 달리 유럽에서는 합법적인 업체를 이용하지만 승부를 조작하고 그 결과를 맞히는 방식이 주로 이용된다.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경기가 조작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세계에 걸쳐 수 없이 많은 경기가 열리는 만큼 이들을 모두 모니터링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베팅 마피아’들은 본거지를 유럽이 아닌 아시아쪽으로 옮기고 있는 추세다. 유럽에 비해 승부조작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엷고 처벌 규정 역시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승부조작은 더 이상 유럽 무대에 국한된 이야기기 아니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아시아로 확대돼 점차 큰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다. ‘베팅 마피아’의 활동무대 역시 단지 유럽만이 아닌 아시아 혹은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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