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140개 국정과제를 확정했지만 과제 이행에 필요한 세부 재원 조달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그만큼 재원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재원 대책 논의는 오는 4월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원배분회의에서 본격화하기로 했다. 또 연내 조세개혁추진위원회와 국민대타협위원회를 가동해 국민의 세부담 수준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대선 공약에 대한 재원 대책이 구체화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과제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역공약 또한 아예 국정과제에서 제외돼 지자체들의 적잖은 반발도 예상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새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총 재원 소요액은 134조5000억원으로 안정적인 세입기반 확충과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금융소득과세 정상화, 비과세·감면 제도 손질 등‘간접 증세’와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구조조정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증세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고 조세정의를 확립하기 위해 새 정부 출범 후 국세청에 지하경제 양성화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기로 했다.
박근혜 정부는 올해 중 조세개혁추진위원회, 국민대타협위원회 논의를 거쳐 세입확충의 폭과 방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세부담 수준을 결정하는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세입 폭을 넓히는’ 증세를 현실화하겠다는 의미다.
강석훈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은 이날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확보 계획에 대해 “전체적으로 대선 때 제시한대로 5년간 135조원 내에서 맞출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각 부처에서 검토를 한 뒤 4월 말에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원배분회의에서 보다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0개 주요 국정과제 중 100여개의 지역공약이 제외된 것도 향후 논란거리다. 당초 국정과제와 함께 210개 세부공약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공약에서 제외된 지역의 반발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은 “지역 공약은 관련 부처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각 국무위원 후보자들에게 전달될 업무 인수인계 보고서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