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행정관료 출신인 데다 3선 의원을 지낸 정치인인 만큼 정·관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성격에 후배들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라서 당내 인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낸다는 평이다.
야권 인사인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1985~1986년 허 내정자가 의정부시장을 지내며 이 지역에서 국회 입성을 준비하던 문 위원장과 친분을 맺었다.
그의 원만한 대인관계는 박근혜 새 정부에서 ‘탄탄한 학맥’을 바탕으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67학번)을 졸업한 허 내정자는 새 정부의 신(新)‘파워 학맥’으로 떠오른 성균관대 인맥의 중심에 서 있다. 내각에선 수장인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포진해 있다. 함께 손발을 맞춰나갈 청와대 참모진 중에서는 유민봉 국정기획수석·곽상도 민정수석·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 등 수석 비서관 3명이 모두 ‘성균관 학파’다. 이 중 곽상도(79학번)·황교안(77학번) 내정자는 같은 과 선후배 사이다. 황 내정자는 성대 법대 동문회장을 연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 내정자와는 기막힐 정도로 비슷한 인맥을 공유하고 있다. 고향(경남)과 중학교(경남중), 대학·학과(성대 법대)까지 같기 때문이다. 정 내정자 사이엔 대선 이전 박 당선인을 함께 도운 인연도 있다. 정 내정자는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메디슨경영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를 받은 허 내정자는 박 당선인 주변의‘위스콘신대 인맥’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1기인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 등도 위스콘신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동문이다.
박근혜 복심 ‘투톱’으로 불리는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와는 한나라당 시절 사무총장과 부대변인으로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또 새 정부의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임명된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과는 내무부에서 국장과 사무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행시와 고등학교 인맥도 빼놓을 수 없다. 행시 8회 동기로는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전 경제부총리),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전 재정부 장관),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 안병우 전 예산청장 등이 있다. 또 경남고와 함께 부산·영남 지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부산고(17회)를 졸업한 허 내정자는 당내에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10회), 권경석 전 의원(17회), 3선의 안경률 전 의원(19회), 나성린 의원(24회) 등과 동문으로 교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