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 차기 총재에 구로다 하루히코<사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내정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다음달 사임하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 후임에 구로다 ADB 총재를 기용하는 인사안을 굳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2명의 부총재에는 이와타 가쿠오 가쿠슈인대학 교수와 나카소 히로시 BOJ 국제담당 이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베 총재는 구로다 ADB 총재가 자신이 강조하는 ‘대담한 금융완화’를 지지하고 있고 국제 금융계에 광범위한 인맥을 가진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구로다를 차기 BOJ 총재로 임명하면 엔저 기조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로다는 앞서 지난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려는 노력이며 이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재무성에서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재무관(국제금융 담당)을 지내면서 엔고 시정을 위한 시장 개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또 재무성 관료 재직 당시에는 BOJ에 물가 목표치 도입을 촉구하는 등 금융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같은 인사안을 이번주 안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전일 미국에서 귀국해 BOJ 총재 임명을 놓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이날 회담하는 등 협의에 들어갔다.
BOJ 총재와 부총재는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취임한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BOJ 차기 총재에는 국제금융계 안에서 목소리를 내며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구로다가 BOJ 총재에 기용될 경우 재무성 출신이 15년 만에 중앙은행 수장에 오르게 된다.
시라카와 현 총재는 오는 3월19일 물러난다.
BOJ 차기 총재에 구로다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달러·엔 환율은 94.77엔까지 올라 2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전 9시 현재 전일 대비 0.46% 오른 94.17엔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