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모바일카드시장을 주도해 온 비씨카드와 하나SK카드가 딜레마에 빠졌다.
이동통신사에 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 마이크로SD카드 대신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유심칩 사용을 울며겨자먹기로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4개 카드사가 모바일결제 공통규격 개발을 완료해 오는 3월 부터 마이크로SD카드 상용화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앞서 모바일카드를 발급해 왔던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는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만 이번 모바일 결제 공통규격 사용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지분에 얽힌 이통사와의 협력관계를 고려한 처사”라고 귀띔했다.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는 모바일 카드 유심칩에 대한 수수료를 이통사에 지불하고 있다. 이통사의 결제망을 사용하는 대가다. 수수료는 모바일카드 결제 금액의 0.1%수준이다.
마이크로SD는 한국은행이 유심칩을 보완한 카드로 이동통신사의 결제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NFC(근거리통신망)을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카드사들이 유심칩이 아닌 마이크로SD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이동통신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모바일카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가 마이크로 SD카드 상용화에 참여하지 못하는 데는 대주주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다.
하나SK카드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지분 51%와 49%를 갖고 있다. SK텔레콤이 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없다. 상황은 비씨카드도 마찬가지다. 비씨카드의 지분 70%가 KT에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 자체적으로는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마이크로SD카드가 더 매력적이지만 지분 관계에 따라 대주주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수수료 부담으로 모바일카드 시장에 쉽게 발을 들여놓지 않았던 카드사들도 마이크로SD카드 기반의 모바일카드 사업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시장에 많이 이용되는 롯데카드와 NH농협카드도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모바일 결제 공통규격 개발완료로 이통사에 들어가는 수수료를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