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일이… '북파공작원 훈련' 법정서 드러나

입력 2013-03-0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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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에서 본 것 처럼 북파공작원들은 최근까지도 가혹한 훈련을 받다가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말로 표현 못할 고된 훈련으로 정신분열증을 앓게 됐는데도 '공무수행중 상이' 인정을 받지 못한 전 북파공작원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인해 세상에 알려졌다.

28일 수원지법 행정2단독 왕정옥 판사의 판결문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김모(36)씨는 모병관으로부터 50개월 근무를 마치면 1억원 이상 돈을 주고 제대하면 국가기관에서 일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1997년 4월 특수임무요원으로 입대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강원도의 한 시설로 옮겨져 부대 배치 전까지 동료 24명과 함께 매일 12㎞ 달리기, 특수무술, 잠복호 구축, 수류탄 투척, 사격, 공수훈련 등을 받았다.

김씨는 100일간 훈련이 끝나고 1997년 7월 부대에 배치됐다.

그러나 그의 자대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선배들은 김씨와 동료들을 야구방망이로 매일 구타했다. 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게 한 뒤 모스부호 송수신이 틀릴 때마다 물을 채워넣기도 했고 한겨울에는 수시로 부대 앞 계곡 얼음물에 김씨와 동료들을 밀어넣고 3시간 동안 버티게 했다.

결국 김씨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이유 없이 불안해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가 50개월 군생활을 마친 2001년부터 정신분열증 증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이후 지금까지 직업도 구하지 못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씨는 수원보훈지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했지만 정신분열증이 공무수행중 상이로 인정되지 않아 2011년 12월 등급 기준미달 판정을 받자 지난해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취소 소송을 냈다.

왕 판사는 판결문에서 "입대 전까지 증세가 없었고 가족 중 병력을 가진 사람이 없는 점, 견디기 힘들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을 만한 사건을 겪은 점 등에 비춰보면 원고의 정신질환은 군복무 과정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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