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미국 배심원단이 제시한 배상액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판결이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 벌어진 소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제품들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예비 판결이 다음달 1일로 예정돼 있는 등 앞으로도 험난한 길이 펼쳐져 있어 긴장의 끈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 1심 최종 판결에서 지난해 8월 배심원단이 평결한 삼성전자의 손해배상액 약 10억5000만 달러 중 4억5051만 달러에 대해 “오류가 있다”며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삼성전자에게 차액인 5억9890만 달러(약 6468억원)의 배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삼성과 애플 모두 항소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도 험난하고 지루한 특허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업계는 항소심보다 미국 ITC의 예비 판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ITC가 애플의 손을 들어주면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 갤럭시 시리즈를 아예 팔 수 없게 될 수 있어 파장은 훨씬 크다.
ITC는 삼성전자의 제품들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해 4월1일 예비 판정을 내놓은 뒤 오는 8월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에 따라 미국에 수입되는 물품이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특허침해제품에 대해선 대통령에게 수입금지명령을 권고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배상금을 명령하는 법원과 달리 ITC는 수입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파장은 더 크다”면서 “양사 간 특허전쟁의 최대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