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이 당분간 기재부와 금융위를 오가며 ‘투잡’(Two Job)을 하게 됐다. 정부조직법 처리 난항으로 생긴 대한민국 경제 사령탑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신 내정자는 4일 오전 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기획재정부 간부회의에서 “금융위원장 내정자 청문회까지 시간이 있으니 당분간 ‘투잡’으로 현안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금융위원장 내정자로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동시에 현직신분인 기재부 차관으로서 물가·환율 등 굵직한 현안도 직접 챙겨야 하는 바쁜 몸이 됐다.
현재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 기재부에는 장관도 차관도 없는 상황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현오석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정부조직법 난항으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도 확정되지 않았다. 신 1차관은 금융위원장에 내정됐고 김동연 2차관도 장관급인 국무총리 실장으로 임명돼 4일 오전 총리실 업무에 착수했다.
신 내정자는 “물가관계부처회의도 이번주 금요일 11시에 주재하고 물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장에 내정되기 전인 지난달 말 박 대통령이 물가안정 주문하자 공백이 생긴 장관급 회의를 대신해 대신한 차관급 물가회의를 주재한 바 있다.
신 내정자는 간부들에게 “세계경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실·국장들이 중심을 잡고 업무를 꼼꼼하게 챙겨 달라”며 “중요 사항은 1차관에게도 보고하고 부총리 내정자에게도 보고해서 업무 연속성을 가질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