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슬림<사진> 텔맥스텔레콤 회장이 세계 최대 갑부 타이틀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틴아메리카(남미) 국가들이 슬림 회장이 이끄는 아메리카모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유럽 투자가 손실을 입은 영향이다.
슬림의 뒤를 이어 세계 2위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슬림과의 자산 격차는 최근 48억 달러로 줄었다. 이는 지난 1년 만에 최소폭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슬림 회장의 자산은 지난 달 10분의 1이 감소하면서 710억 달러로 줄었다.
슬림의 아메리카모빌SAB은 남미의 텔레콤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멕시코를 중심으로 통신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멕시코의 새 통신 규제에 따르면 점유율이 40%인 업체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다고 보고 경쟁업체들에게 자사의 네트워크를 임대해야만 한다.
아메리카모빌의 멕시코 무선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하고 일반 전화는 80%를 기록하고 있다.
아메리카모빌은 경쟁업체와 규제 당국으로부터 그동안 멕시코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파블로 바예호 코르포라티보GBMSAB 애널리스트는 “슬림 회장은 멕시코 시장에 경쟁업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독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국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아메리카모빌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멕시코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난관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업체들이 부상하면서 아메리카모빌은 멕시코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과거와 같은 순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 우려로 아메리카모빌의 해외 투자자들이 일제히 주식을 매도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통신은 전했다.
아메리카모빌에 대한 우려는 이미 2~3년 전부터 부상했다.
크리스토퍼 킹 스티플니플라우스앤코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0년 10월에 아메리카모빌의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강등했다. 종전에는 향후 4년 이상 ‘매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킹의 등급 강등 이후 아메리카모빌의 주가는 이후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멕시코증시 IPC지수는 2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