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힐링바람]"침체 터널 깊지만…고개 숙이지 말고 세상을 똑바로 보자"

입력 2013-03-0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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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수장들의 힐링 메시지

“절대로 고개 숙이지 마세요.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세요.”<헬렌 켈러>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헬렌 켈러의 명언이다. 장애 속에서도 불굴의 정신력을 통해 ‘빛의 천사’로 거듭난 그녀의 당당함이 느껴진다.

명예퇴직의 칼날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증권맨들에게 그녀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끝날 것 같지 않는 침체의 터널이 계속되고 있지만 반드시 희망은 있다. 헬렌켈러의 조언처럼 자괴감을 버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시작은 타인의 위로에 감사해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사회 선배인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의 힐링 메시지를 들어봤다. 마음을 열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증권사 수장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를 ‘힐링’하고 있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금강경, 주역 등 종교서적을 읽으며 심신의 안정을 찾는다.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 역시 서울 근교의 절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며 고단한 삶을 위로한다.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는 업계 대표 젊은 CEO답게 다양한 분야의 ‘달인’들을 만나며 철학, 예술적 감정을 공유한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융합적 지식을 키운다.

직장 동료와 소소한 시간을 통해 힘을 얻는 수장도 있다. 임일수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다. 임 대표는 한달에 한번 직원들과 함께 비빔밥을 먹으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변 대표는 하산 후 임직원들과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나누며 행복을 찾는다.

이들 수장들은 기쁨과 슬픔은 언제나 공존한다며 이럴 때 일수록 스스로를 다독이고 자기 개발에 열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치열한 도전은 반드시 성공의 달콤함을 맛보게 할 것이란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금융투자업계 ‘큰 어른’인 강창희 미래와금융 대표의 “예전의 영업철학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시대 흐름의 변화를 빠르게 알아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란 조언은 의미있게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업계수장들 힐링법 주목…예술분야·힐스테이 등 다양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힐링에 나서고 있다. 예술 분야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자기 존중감을 높이는가 하면 템플스테이를 통해 심신의 안정을 찾기도 한다.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는 “CEO로 생활하다보면 업무적인 만남으로 대부분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업무 시간을 벗어나서 미술, 음악, 무용 등 예술분야의 다양한 분들과 교류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숫자에만 몰두하다보면 자칫 스스로가 균형잡힌 사고를 하지 못할 위험도 있는 만큼 창조적인 영역에 계신 분들과 네트워크를 가지려고 노력한다”며 예술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종교 서적에서 마음 속 평화를 찾는다. 실제로 불교신자인 김 사장은 금강경과 유교경전인 ‘주역(周易)’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그는 주역의 첫 번째장에 나온 천명을 거역한 어리석은 용을 비유하는 ‘항룡(亢龍)’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있다. 김 사장은 “항룡은 하늘 끝까지 다다른, 즉 승천한 용”이라며 “나서지 않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할 때 삶은 소중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란 속 뜻을 언제나 마음 깊이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생 겸손하게 신과 자연의 뜻을 살펴 순리대로 살아야한다’란 말을 임직원들에게도 항상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은 서울 근교의 절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마음 속 여유를 찾는다.

차 사장은 “인생을 살다보면 힘든 시기는 언제나 찾아오기 마련”이라며 “이 때 어려움을 탓하기 보다는 인생의 동반자로 삼고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 사장은 위기 극복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신념을 가지고 나 자신을 다스리다 보면 결국 다 극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음 속 휴식을 찾고자하는 이들에게 템플스테이를 추천했다.

실제로 사찰에서 하는 템플스테이는 마음의 문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와 진지하게 대면할 기회를 만날 수 있는 만큼 불교인 뿐만아니라 타 종교인들도 많이 찾고 있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최근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단체 단위 템플스테이 과정도 있으며 사찰별로 차별화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비교적 쉽게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직원과 함께 소통 중요

서로 다른 재료가 모여 최상의 맛을 내는 것처럼 임일수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여러 임직원들을 만나 의사소통을 통해 힐링에 나서고 있다. 상호간의 만남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어루만져 주면서 하나가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임 대표는 한 달에 한번 CEO와 함께 하는 ‘비빔밥데이’를 실시해 한화투자증권 임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나누며 업무, 일과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임 대표은 “‘비빔밥데이’를 통해 나와 임직원들은 평소에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며 “이러한 행사가 더욱 확대돼 앞으로 회사와 직원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도 임직원들과 함께 하면서 힐링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 바쁜 업무에 쫓겨 소원했던 임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인간관계의 고립과 단절감에서 비롯된 정서적 불균형을 치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변 대표는 “주말이면 가족 또는 임직원들과 함께 등산을 하면서 상쾌한 공기를 마신다”며 “하산할 때는 막걸리 한잔의 여유를 나누며 임직원들과 자유로운 소통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도 힐링이 필요

강창희 미래와금융 대표는 현재 금융투자업계 뿐만아니라 경제 전반의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구조적 불황 국면에선 구조적인 비지니스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강 대표는 “증권사의 구조적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리테일 영업이 잘돼야 한다”며 “과거 고성장·고금리 영업 방식에만 빠져있으면 안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고성장·고금리 시대에 지켜왔던 영업과 마인드만 고집하지 말고, 저성장 저금리 국면으로 변화한 영업환경과 고객요구를 빠르게 알아채고 변해야 한다”며 “결국 금융업 자체가 변신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인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 역시 삶에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양 대표는 ‘삶에는 기쁜 일만 있는게 아니다. 기쁘고 슬픈 일도 항상 공존한다’는 언론에 보도된 서울대 장애인 졸업생의 말을 인용하며 “서울대 장애인 졸업생의 말은 현재 금융투자업계에 던져주는 시사점과 메시지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힘들고 괴로운 국면에는 다들 속사정과 내포한 의미가 있게 마련”이라며 “금융투자업계도 지난 4~5년간 호시절에 쌓였던 거품은 제거하고 더 경쟁력 있는 부분을 키워서 커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각 회사의 형편에 맞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더 크게 성장 도약이 가능하다”며 “실제 IMF 위기를 겪은 삼성전자나 현대차도 슬기롭게 극복하며 글로벌 1등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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