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재형펀드, 새로운 기회 - 양인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

입력 2013-03-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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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
봄부터 국내 펀드시장에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18년 만에 부활하는 재형펀드 이야기다. 말 그대로 재형저축과 더불어 서민들의 재산형성을 돕는 취지에서 출시된 펀드다.

이미 여러 자산운용사에서는 소위 잘 나간다는 대표 펀드들을 앞세워 관련 상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출시를 앞둔 펀드 수가 70여 개나 된다고 한다.

재형펀드의 가입대상은 총 급여액이 연간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다.

가입자격을 보면 2030세대 젊은 근로자나 소득이 높지 않은 중소 자영업자가 주요 대상인 듯 싶다. 짧게는 7년, 길게는 10년 동안 가입을 유지하면 연간 1200만원 납입 한도에서 금융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주니, 한 푼이 아쉬운 서민들에게는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기존 펀드에 비해 판매보수나 운용보수가 싼 점도 매력적이다. 지금같이 은행의 정기예금이 3%대에 머물고, 그나마 금리가 조금 높은 저축은행은 부실 등으로 마음이 내키지 않으니 잘만 활용하면 어느 정도 갈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재형펀드는 장기투자상품인 만큼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길게 내다보고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상품을 운용하는 회사에 대해 잘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가 출시될 모든 펀드 하나하나를 속속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운용하는 회사를 신중히 고르는 편이 현명하다. 회사가 오랫동안 어떤 생각으로 얼마나 소신 있게 운용을 해왔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회사 선택의 기준이다. 이렇게 해서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회사를 찾고, 충분히 상품의 구조도 이해했다면 믿고 기댈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선택한 곳이라면 잦은 금융시장 부침에도 꾸준히 장기 성과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관련 업계는 지속되는 펀드시장의 불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재형펀드의 취지에 맞게 좋은 품질의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많은 소비자가 장기투자로 좋은 결실을 거둔다면 이는 고스란히 장기투자문화를 곳곳에 확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한번 나왔다 사라지는 상품으로 잊히지 않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권익과 도움을 주는 오래 기억되는 상품으로 남아야 한다. 서민의 재산형성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또한 자금유치에만 급급해 판매를 재촉하거나, 절판 마케팅으로만 소비자를 유혹해서는 안 된다.

상품을 잘 이해시켜 믿음을 심어주고, 시장변동에 소비자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곁에서 지켜주고 응원해줘야 한다. 상품의 좋은 점만 포장해 가입을 유도하는 해묵은 방법은 버리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이제부터라도 점검하고 계획을 세우는 게 함께 사는 길이다.

소통의 단절은 불신의 부메랑이 되는 가장 피해야 할 적이다. 어려운 시기다. 모두가 진정성 있게 자신의 역할에 임할 때다. 재형펀드가 모처럼 국내 펀드시장에 부는 훈풍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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