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전 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연일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도 북한 리스크에 요동치고 있다.
11일 오전 10시 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7.27포인트(0.86%) 하락한 1988.77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장중 1%대(1983.90)까지 내렸다. 같은시간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6.24포인트(1.15%) 하락한 536.8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주말을 앞두고 뉴욕 다우지수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나흘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부터 정전 효력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이 시작되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상태가 고조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최후결전의 시각이 왔다”며 “3월11일 바로 오늘부터 이 땅에서 간신히 존재해오던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됐다”고 밝혔다.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며 환율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의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돌파했다. 환율이 11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 24일(종가 기준 1103.6원) 이후 넉 달 반 만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7원 급등해 1100원을 찍은 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북 리스크는 단순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근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며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도 급등하고 있는데 환율만 오른다면 수출주에 호재지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가 증시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조정시 매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이 주식시장의 방향성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과거 몇차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번에도 부정적 영향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라며 “최근 국내 주식시장 수급 여건 역시 양호한 편으로 지수 하락이 장기적인 상승 흐름을 훼손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도 “북한 리스크는 단기적인 상황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수조정이 이뤄지는 시기가 끝난 후에 한국증시는 더 매력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