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프로농구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농구연맹(KBL)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KBL은 프로농구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11일 밤늦게까지 사법처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구속 영장이 집행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KBL의 관계자는 "강동희 감독이 혐의를 계속 부인했기에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다"면서 "하지만 강 감독이 구속 수감된 이상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KBL은 일단 12일 오전 연맹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 일단 농구팬들에게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제도 개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시점부터 대책을 논의한 KBL은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현역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후속 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KBL은 2011년 프로축구, 2012년 프로야구,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이 드러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관련자에 대한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한선교 KBL 총재는 8일 기자회견에서 "강 감독을 믿지만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최종 결론이 나올 경우 영구제명 등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련자의 중징계와 함께 승부조작의 빌미를 제공한 현행 경기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 작업도 급속이 추진될 전망이다. 프로농구에서는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한 팀들이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노리고 하위권으로 자진해서 내려가려 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승부조작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각 팀들이 신인 드래프트에 의존하는 이유가 자유계약선수제도가 너무 엄격해 스타 선수들의 이적을 묶어 놓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KBL이 1997년 출범 이후 맞은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묘안을 짜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