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 영향은 운용사와 자문사 업황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지속된 펀드환매 영향으로 자산운용사 10곳 중 4곳은 적자를 기록해 순익 급감이 현실화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자산운용사 84개의 실적은 39.3%인 33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에는 30곳, 2011년에는 26곳이었다. 상위 10개 대형사들이 전체 순이익의 85%를 독점하면서 대다수 운용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운용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인선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임기가 한참 남았지만 조기 사의 표명을 하거나 깜짝 CEO 인사가 단행된 운용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신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 운용사들의 CEO 교체 작업은 주총 시즌을 넘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3월 결산을 앞둔 올 초부터 운용사들의 최고경영자 교체 작업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주 계열 운용사와 외국계 운용사 CEO들의 거취에 변수가 많이 생겼다.
올 1월 말 KDB자산운용은 서상철 전 KDB산은금융지주 부사장을 임홍용 각자 대표 후임으로 내정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NH-CA자산운용 이종환 대표도 1년여 짧은 임기를 끝내고, 후임에 이태재 전 NH농협은행 자금운용본부장이 새 대표로 선임됐다. 6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설한 코스모자산운용 대표도 지난달 사임하고 후임에 브라이언 모리쿠니 신임 대표가 선임됐다.
외국계 운용사의 장수 CEO들의 퇴진도 두드러졌다. 지난 2005년부터 알리안츠자산운용 사령탑을 맡아왔던 이원일 대표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2월 말 사의를 표명했다. 2003년부터 10년간 도이치자산운용을 이끌던 신용일 대표도 물러나면서 공동대표인 황태웅 대표 단독 체제로 변경됐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여러 운용사들이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업황 부진 여파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운용사 CEO 거취에 많은 변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자문사들도 자문형 랩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우울한 봄을 맞고 있다. 구조조정 차원을 넘어 아예 폐업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150개 자문사의 2012년 3분기 순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1억원 감소했다. 사실상 전체 투자자문사 70%가 적자인 셈이다.
컴퍼스투자자문과 중견 자문사인 오크우드 투자자문이 자진 영업 해산을 결정했고, 자문사간 합병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작년에 수탁고 상위 자문사 중 하나인 한국창의투자자문이 대신자산운용에 인수된 데 이어 마루투자자문이 제로인투자자문을 합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문사의 이중고는 올해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조정 차원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걸린 만큼 특화된 자문사 외에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한해를 맞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