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진핑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열었다.
중국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4일(현지시간) 4차 전체회의를 열고 시진핑을 국가 주석으로 선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리위안차오가 부주석으로 꼽혔다.
시진핑은 이날 국가 군사위원회 주석으로도 선출돼 중국 정부와 당, 군을 모두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시진핑으로의 권력 이양 과정은 전임자인 후진타오와 장쩌민에 비해 훨씬 빠르게 진행된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후진타오가 장 전 주석으로부터 군부 수장인 당 군사위원회 주석을 물려받은 것은 국가 주석에 오른 지 2년이 지나서였다.
장쩌민 전 주석은 국가 주석과 공산당 총서기·군사위 주석 등을 모두 맡게 되기까지 4년을 기다려야 했다.
시드니대의 케리 브라운 교수는 “당 총서기가 뼈대라면 오늘은 나머지 살을 채운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진핑으로의 권력 이양이 매우 빠르게 됐다는 것은 그에 대한 각 계파와 당 원로들의 신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유력후보였으나 탈락했던 리위안차오 전 당 중앙조직부장은 이날 부주석으로 선출됐다.
다른 자리와 달리 부주석 직위는 이날까지도 누가 선출될 지 불확실했다.
선전·사상 담당 상무위원이며 중앙당교 교장인 류윈산이 부주석까지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리위안차오는 부주석에 올라 5년 후에 상무위원 진입을 다시 노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상무위원 인사에서 소외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현재 7명의 상무위원 중 공청단은 리커창이 유일하다.
장더장은 이날 국회의장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선출됐는데 이는 예상과 부합한 것이다.
장더장 신임 상무위원장은 옌벤대 조선어과를 나오고 북한 김일성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해 한국어에 능통하다.
시진핑은 후진타오 등 4세대 지도자들이 일궈낸 경제발전 성과를 지속하는 가운데 빈부 격차 확대 등 사회불안요소를 억제하고 금융·경제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막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시진핑은 지난해 12월 허베이성의 한 가난한 마을을 방문해 “경제발전의 혜택을 널리 확산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리커창이 15일 원자바오의 뒤를 이어 총리로 선출되면 시진핑과 리커창의 시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