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숙기의 성공리더십]장수한 예술가, 베르디로부터 배우는 삶의 여정

입력 2013-03-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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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2013년 올해는 오페라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해이다. 19세기 오페라의 양대산맥인 이태리의 베르디(1813~1901)와 독일의 바그너 (1813~1883)의 탄생 200주년이다. 이태리 전통을 계승한 베르디와 음악의 새 시대를 연 혁명가 바그너, 이 두 사람은 그들의 음악 세계 못지 않게 삶의 방식에서도 드라마틱한 대조를 이루는데, 수명으로만 보자면 베르디가 88세까지 장수했기 때문에 작품의 깊이와 다양성면에서 유리했었다고 할 수 있다.

예술가에게 오래 사는 것은 중요하다. 흔히 우리는 슈베르트, 모짜르트, 멘델스존과 같은 요절한 예술가들을 신비감으로 칭송하나 예술가에게 긴 수명은 자신의 예술세계가 깊어질 원천적 기회를 제공한다. 오래 산 사람의 가치는 변화에 있다. 베르디는 낭만주의 사조를 비롯하여 음악적으로 가장 찬란했던 19세기의 모든 음악사조의 흥망성쇠를 두루 겪으며 성장의 자양분을 흠뻑 받아들였다. 88세에 이르는 긴 생애동안 자신의 음악 세계의 한계를 끊임없이 뛰어넘는 노력을 통해 그의 음악 세계는 계속 변모해갔다. 그가 후에 스스로 “나는 노예처럼 일했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의 예술가로서의 성장의 여정은 4기로 대별되는 그의 작품의 변천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생전 총 27개의 오페라를 작곡했는데 초기에는 오스트리아 압제하에 있었던 조국 이태리를 고무시키는 민족적 내용이 짙었고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은 독립을 꿈꾸는 이태리 국민들의 애국의 송가가 됨) 제2기는 베르디의 대표작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 <일트로바토레> 의 빅3의 시기로서 사회성 짙은 이슈에 대한 의식성 높은 작품들이 나왔다. 제3기에 이르면서 문학적으로, 음악적으로 깊이가 더해지면서 <가면무도회>, <돈 카를로> 등 그랜드 오페라의 장르로 넓혀갔다. 마지막 4기는 last big 3 <아이다>, <오셀로>, <팔스타프> 등 오페라 역사의 기적으로 여겨질 정도의 대작을 통해 인생의 진리에 통달한 노대가의 관조와 통찰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의 생이 위대한 것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이태리 초대의회에 상원의원으로 추대되기까지, 시민계급의 성장과 귀족의 몰락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그의 의식의 세계도 계속 확장되어 나간 점이다. 그의 작품에는 <춘희>를 제외하고 사랑이 없다. 가장 큰 가치는 조국, 정의, 신념, 신뢰, 인간애 등 사회적 이념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았다. 독립한 조국 이태리에게 그는 예술가로서 정신적 지주가 되기에 충분했다. 말년에는 사재를 털어 은퇴한 노음악가들을 위한 양로원을 세워 나눔도 실천하였다. 이 양로원은 오늘날까지 건재하며 밀라노인들에게 숨은 자부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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