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가대표 출신의 잇단 행정직 진출 - 김부미 문화부 기자

입력 2013-03-18 11:07 수정 2013-03-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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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가 최근 ‘최초’의 시대를 맞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13개 부처의 차관인사를 단행,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을 임명했다.

이 소식에 체육계가 반색했다. 선수 출신의 차관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박 신임 차관은 과거 사격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속사권총 금메달,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스탠더드권총 금메달에 이어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속사권총 금메달 등 1970-80년대 한국 사격의 ‘간판 총잡이’로 활약했다.

앞서 김정행 용인대 총장이 국가대표선수 출신으로 ‘최초’로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김정행 총장은 유도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런 그가 이전삼기 끝에 선수출신으로선 대한체육회장에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김 신임회장이 당선된지 한 달이 안 돼 박 신임 차관의 낭보로 이어졌고 체육계의 고무적인 분위기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국가대표 출신이 체육계 고위 행정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올림픽과 여러 세계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쌓은 업적은 대한민국을 스포츠 강국으로, 또 국제외교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스포츠의 행정과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책임자 자리는 늘 기업인, 정치인 등의 몫이었다. 박 신임차관의 인사와 김 회장의 당선이 더욱 남다른 이유다.

그동안‘운동선수 출신이 무슨 행정을 알겠느냐’, ‘수장직을 맡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적 시각이 팽배했다. 이들은 그 편견을 깨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고, 마침내 높은 벽을 무너뜨리며 당당히 그 자리를 차지했다.

사명감의 크기와 함께 다가오는 것은 부담감이다. 이들은 최초의 길이 최후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아울러 이들의 자취가 현역선수들에게는 정확한 지표가 돼야 한다. 살아있는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딪혀 얻은 이들만의 행정노하우로 체육계에 더 환한 빛을 가져다 주길 기대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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