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신임 총재가 21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가운데 2년 안에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4월8일까지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총재의 남은 임기를 수행한 뒤 국회에서 재임 인사안이 통과되면 2018년 4월까지 5년간 더 근무한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양·질적으로 대담한 금융완화를 추진하겠다”면서 “15년 가까이 시달려 온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해 2%의 물가 상승 목표를 조기에 실현하는 것이 가장 큰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안에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 시장에 대량의 자금을 공급하는 양적인 금융완화가 필요하다”며 “효과적인 완화가 되도록 어떤 자산을 구입할 것인가에 대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의 동향 등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지금 버블의 우려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회사채나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국채에 비해 리스크가 높은 금융 상품의 구매 확대를 검토할 구상도 피력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회견에서 “(일본은행이) 2% 물가 인상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유효한 금융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일본이 물가 인상 목표 2%를 2년 안에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시라카와 전 총재는 지난 19일 퇴임 회견에서 “거품 경제 시기에도 물가 상승률은 1%대였다”며 ‘2년 내 2% 물가 인상’ 목표를 비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민간 연구기관인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후에 전년 대비 2% 상승하려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년 연속 4% 성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일본 경제가 연간 2.3%씩 성장하더라도 인플레 2% 목표를 달성하는데 5년은 걸릴 것이라고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