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정재계 안팎의 '재기설'을 부인했다.
그동안 정재계 안팎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대우그룹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김우중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옛 대우맨들이 현 정권의 핵심 요직에 자리하면서 김 전 회장의 재기설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김 전 회장은 22일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6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석했다.
회색 상의와 갈색 하의를 입고 참석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보다 조금 야윈 모습이었다. 작년 창립기념식 때 보였던 보청기는 착용하지 않았지만 걸음걸이와 안색은 달라보였다.
반면 표정은 시종일관 환한 모습이었다.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행사를 마칠 때까지 밝은 모습을 보였다. 행사 중반쯤에는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재계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는 재기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재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최근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통하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안종범·강석훈 의원 등은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다.
현 정부 들어 김 전 회장의 재기설이 돌았고, 김 전 회장이 이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0년부터 김 전 회장의 예전 측근들이 국내 M&A시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나서기도 했다. 당시 대우인터, 쌍용차 인수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지한 컨소시엄이 김우중 회장의 측근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건강이 좋아져야 계획을 세우지 않겠느냐"며 현재 건강 상태를 에둘러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근래 들어 매달 건강검진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고 했다.
옛 대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김 전 회장은 베트남에 혼자 지내며 가끔 찾아오는 대학생 그룹과 대화를 나누는 게 일상의 전부다. 한국에서 골프장 사업을 하는 아들 선엽 씨가 베트남을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창립기념식을 마친 김 전 회장은 부인 정희자씨 등 가족들이 거주하는 서울 방배동 자택에 머물다 이르면 이번 주말께 다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