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몽구 회장과 수차례 해외 출장을 함께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현대가(家)의 누구든 간에 이제는 갈등을 키워서는 안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우선주 발행 확대에 반대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맥락일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은 경영권을 늘리기보다는 현대차그룹의 현 체제를 공고히 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 측은 지난 22일 현대상선의 정기주총에서 우선주 발행 확대 등의 정관 변경에 반대하지 않았다.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이 지난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이후 사실상의 종전 체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현대그룹 측의 현대상선 경영권 확보가 기정 사실화됐기 때문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재 현대그룹 측이 38.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이 계열사 현대삼호조선과 함께 21.97%를, 현대차 계열사 현대건설이 7.16% 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상선 주총에서 우선주 발행 확대 원안이 통과되면서 정몽준 의원은 정몽구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의 도움없이는 현대상선의 경영권 확보가 어렵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우선주 발행 확대에 반대해왔다.
◇범 현대가 주요 경영권 분쟁 일지
△2000년 3월 정몽구 회장, 고(故) 정몽헌 회장 ‘왕자의 난’
△2003년 11월 KCC 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분쟁 ‘숙부의 난’
△2006년 5월 현대상선 경영권 두고 현정은 회장과 정몽준 의원의 ‘시동생의 난’
△2008년 4월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
△2010년 9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