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유상증자 한층 수월해졌다

입력 2013-03-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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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이사회 결의만으로 신주발행’안건 가결

STX팬오션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신주발행이 가능해지면서 자금조달이 한층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26일 STX팬오션에 따르면 이날 오전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싱가포르 거래소 상장구조 변경에 따라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신주발행이 가능토록 하는 변경안’이 가결됐다.

싱가포르 규정으로 신주발행이 절차상으로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정관 변경을 통해 ‘한국 상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종류주식을 발행 한다’는 절차 등이 명문화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거래소 상장구조를 변경하기 전에는 주주총회를 거쳐야 유상증자가 가능해 실질적으로는 신주발행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였다”며 “이번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회 결의 만으로도 유상증자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TX팬오션은 이 같은 내용의 정관변경에 앞서 지난달 임시 주총일 열고 싱가포르 프라이머리(Primary) 시장에 상장 돼 있는 STX팬오션을 세컨더리(Secondary) 시장으로 옮기는 상장구조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세컨더리 상장은 외국에 상장된 법인이 싱가포르에 동시 상장할 경우 양국의 적용규정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상장구조다. 즉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의 서로 다른 규정 하에서 한국거래소 규정을 우선 적용할 경우 싱가포르 규정에서 예외로 인정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신속한 경영의사 결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STX팬오션은 사실상 이 같은 작업을 재작년부터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1년이 지난 지난해 말이 돼서야 정관 변경이 가능해졌지만 이 시점과 맞물려 아쉽게도 매물로 나오게 됐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정관 변경안이 2년 전 당시에 승인만 됐어도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번 정관변경을 통해 STX팬오션 매각 작업 역시 한 층 더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상장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회사를 매각할 경우 인수자가 최악의 경우 100%를 인수해야 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즉 회사 지분 30% 이상을 매입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시장 가격보다 높게 매입할 경우 일반 주주는 공개매입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럴 경우 싱가포르 주주들의 주식을 지분 인수가격으로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싱가포르에 상장된 주식을 시장가격보다 높게 공개매수를 할 경우 한국 시장에 상장된 주식에 대해서도 동일 가격에 매수해줘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동일한 주식에 대해 차별을 못하게 돼 있어 회사 매각을 위해서는 경영권을 넘기면서도 시장가격보다 10~20% 낮게 매각을 해야만이 공개매각청구권이 발생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날 주총에서는 유천일 STX중공업 부사장을 STX팬오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유 부사장은 STX팬오션 전신인 범양상선 인수 등 STX계열사의 인수합병건을 진두지휘해 온 핵심 재무통으로 이번 매각에도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로는 한준우 전 킨텍스 사장을 신규 선임하고 최동무, 김종배 현 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또 이사회 임기를 3년을 3년 이내로 하는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를 지난해보다 절반 줄어든 100억원으로 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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