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앞둔 STX팬오션이 정관 변경을 통해 자금 조달 통로를 넓혀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싱가포르 상장구조 변경에 따라 전환사채(BW)와 신주인수권부사채(CB) 발행한도를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변경을 승인했다. 특히 제3자 배정 BW와 CB의 발행 한도를 기존의 각 6000억원에서 각 1조원으로 늘렸다.
STX팬오션은 이번 정관변경을 통해 자금조달의 유연성을 확보, 향후 매각 과정이 보다 수월해 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다한 BW와 CB 발행으로 주주가치를 희석시킬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기존 대주주나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정관이 한번 바뀌면 이후에는 이사회 의결만으로 조달한도 내에서 아무때나 CB, BW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며 “이후부터는 주주들이 관여할 방법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앞서 STX팬오션은 외국에 이미 상장된 법인이 싱가포르에 동시 상장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양국의 적용 규정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상장구조로 변경했다. 그동안 STX팬오션은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 의 엄격한 규정 아래 경영권 취득과 자금 조달 요건 등에서 일정 부분 제약을 받아왔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상장구조 변경을 추진해왔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미뤄졌다”며 “이번 정관 변경안 통과로 자금 조달이 좀더 용이해지는 등 매각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