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 삼성·현대차 수사한 ‘재계 저승사자’

입력 2013-03-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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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부 폐지ㆍ조직정비 등 개혁 과제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특수 수사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등을 거치며 현대차 비자금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해왔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과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등 대형 정치 관련 수사도 그의 손을 거쳤다.

◇ ‘칼잡이’의 검찰개혁안 주목 =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확정된 대검 중수부 폐지의 후속 대책과 관련, 채 후보자가 반대 입장을 갖고 있어 그의 검찰개혁안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중수부 폐지로 인한 검찰의 특수수사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잇단 비리와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만신창이가 된 검찰 조직을 추스르는 것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특히 새 정부 초기에 공직사회 사정과 대기업, 증권시장 수사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서둘러 조직을 정비해 수사 전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가 그의 앞에 놓여 있다.

채 후보자의 인선 발탁과 관련해 대검 중수부도 해체되고 검찰 특별수사 기능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서 특수통 간부가 이를 수습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후보자는 조직관리에 있어서 ‘덕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떠안는 스타일로, 그를 따르는 후배 검사들이 많다. 자상하고 겸손한 성품에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내적으로는 강단 있고 선이 굵다는 평을 듣는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원적이 전북이어서 검찰 내에선 호남 출신으로 분류된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차장 시절 이끌었던 후배들과의 사적 모임이 많은 검찰조직에서 드물게 이런 모임을 갖지 않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전해진다.

◇ 삼성·현대차 수사한 ‘재계 저승사자’= 그는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간 굵직한 대기업 관련 사건을 맡아 활약했다. 2006년 대검 수사기획관 시절에는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파헤쳐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고, 국부유출 논란을 일으킨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사건도 처리했다. 삼성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발행 사건과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의 공금 유용 사건 등도 수사했다.

그는 대전고검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전·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지휘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장을 하다가 서산지청장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특수라인에 복귀해 박영수 중수부장 휘하에서 최재경 중수1과장(현 전주지검장), 윤석열·윤대진·여환섭 검사 등 후배 특수통을 조련한 교관 역할을 했다.

세간의 관심을 끈 대형 사건을 다룬 경력 때문에 역설적으로 인사상 부침을 겪어 검찰 내에서는 ‘오뚝이’로도 불린다. 특수통 검사는 소위 ‘칼잡이’로 불리며 정치적 사건을 다룬 전력 때문에 총장이 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지만, 풍부한 수사경험과 탁월한 분석력에 검찰총장 적임자라는 평가다. 특수통 검사가 검찰 수장에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이명재 전 검찰총장 이후 11년 만이다.

채 후보자는 2009년 법무실장 시절 변호사시험법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여야를 끈질기게 설득해 통과시켰는데, 당시 정치권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채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4월 2일 실시된다. 청문회에서는 채 후보자의 검찰개혁 의지와 실행 방안이 집중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등 대표적 ‘특수통’ 경력을 지닌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대로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는 등 검찰 권한을 축소하고, 검사장 숫자도 대폭 줄이는 쪽으로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청문회에서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채 후보자는 오세인 대검 기획조정부장(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청문회 준비단을 가동했다. 준비단은 정책, 검찰운영, 신상팀 등 3개 팀으로 구성됐다. 현재까지 재산, 병역 등 신상 문제와 관련해 큰 흠결이 드러나지 않았다. 2012년 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 채 내정자는 총 11억1900여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병역도 육군 중위로 마쳤다.

검찰 출신인 정홍원 국무총리와 곽상도 민정수석, 황교안 법무장관이 모두 채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가족은 부인 양경옥(55)씨와 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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