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 28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MB정부에서 중용된 공공기관장들의 줄퇴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LH는 이 사장이 지난 27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28일 오후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사의표명은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채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전 사퇴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09년 10월 1일 옛 한국토지공사와 옛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초대사장으로 취임, 2012년 연임에 성공해 오는 9월 임기 만료 예정이었다.
이 사장은 “LH가 성공적으로 통합하고 경영정상화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초대사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했으며, 이제 남아있는 직원들이 충분히 경영정상화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대학 총장 재임 중이던 2009년 8월 26일 통합공사 설립준비단장으로 LH와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LH경영정상화는 마지막 소명”이라고 밝힌바 있다. 취임과 동시에 그는 “사명만 빼고 다 바꾸자”며 인사·조직·사업 등 조직전반에 걸쳐 경영쇄신을 단행하는 한편, 사업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정상화 전략’을 구상하고 이를 실행했다.
LH 관계자는 “이 사장의 노력으로 LH는 최근 부채증가 속도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당기 순이익이 출범 이래 최고의 실적을 거두는 등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강만수 산업은행금융그룹 회장도 이날 오전 사표를 제출했다. 내년 3월이 임기인 강 회장은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통해 청와대에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첫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는 등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김건호 수공 사장에 이어 강만수 산은그룹 회장, 이지송 LH 사장까지 ‘MB맨’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장들의 줄퇴진이 본격화되면서 누가 다음 순서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111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경영실적평가에 돌입했으며, 5월 초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장의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