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차기 뇌관으로 지목된 이탈리아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역내 재정위기가 재고조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중도좌파 민주당의 피에르 베르사니 당수는 28일(현지시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1시간의 회동 후 “새로운 정부구성을 위해 다른 정상들과 일주일간의 협상을 진행했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연정협상 무산에 따른 정치상황을 평가하면서 현재의 정치·제도적 틀 내에서 가능한 진전방안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24시간 안에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대통령은 29일 주요 4개 정당 대표들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29일 국민당과 민주당 관계자들을 오전·오후에 차례로 만나 연정 구성을 위한 새로운 회담을 시작할 전망이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새로운 총리를 물색하는 방안을 비롯해 현재의 정치적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FT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의회 밖에서 정부를 이끌 기술관료형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정부가 구성된다면 선거법 개혁을 추진함과 동시에 경제성장 회복을 위한 긴급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4~25일 이틀간 치러진 총선 결과 하원에서 가까스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상원에서는 과반수를 획득하는데 실패했다.
민주당은 중도우파 연합인 국민당을 제외하고 5성운동 등 다른 소수 정파들을 상대로 연정구성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전일 5성운동과의 최종 협상이 실패하면서 연정구성 협상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재총선이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자유국민당은 이미 재총선을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