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에 이통사 보조금 불씨 여전…재점화 우려

입력 2013-03-3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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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이동통신시장 보조금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이후 통신시장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여전히 보조금 과잉 지급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보조금 경쟁의 불씨가 4월에는 갤럭시S4 출시 등을 계기로 다시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새벽부터 온라인 휴대전화 판매 사이트와 카페에서 저가 단말기 판매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

KT로 번호이동 하는 조건으로 출고가 100만원대인 갤럭시노트2를 할부원금 59만원에, 출고가 96만원대인 옵티머스G 프로를 41만원에, 출고가 84만원대인 베가넘버6를 19만원대에 판매하는 '주말 특가' 정책이 올라와 있다. 보급형 단말기인 갤럭시그랜드는 판매가가 15만원대로 내려갔다.

업계는 "이통사 순차 영업정지가 끝난 지난 14일 이후로 지속적으로 번호이동 가입자가 순감해온 KT가 실적 회복을 위해 보조금 정책을 재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감시가 느슨한 주말에 집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치고 빠지기' 식 영업이 여전히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일부 영업망에서는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실적에 지원금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가 끝난 이후 LG유플러스의 하루 평균 번호이동 순증 가입자 수는 평일 600∼1천명 정도지만, 주말 실적을 포함하는 월요일(18·25일)에는 5천∼6천명대를 기록했다.

통상 이통사의 월요일 번호이동 순증 가입자 수는 평일의 2배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LG유플러스의 주말 실적은 보조금 등 공격적인 영업정책의 결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LG유플러스 영업망에서는 3월 한 달간 삼성전자의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3천대 이상 판매한 대리점에 9천900만원, 2천개 이상 판매 대리점엔 5천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정책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기존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착한 기변(기기변경)'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매장에서 SK텔레콤은 착한기변 정책으로 갤럭시팝을 24만원에, 옵티머스G프로를 49만원에 판매하는 등 정상적인 착한기변 보조금(27만∼37만원)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알뜰폰(MVNO) 업계에서도 기존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을 답습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최근 한 휴대전화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 알뜰폰 업체인 CJ헬로비전이 출고가가 99만9천원인 팬택의 베가R3을 19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올라왔다.

대기업 CJ의 계열사인 CJ헬로비전은 기존 이통사 만큼은 아니지만 알뜰폰 업체 중에서는 보조금을 사용할 자금 여력이 있는 업체로 꼽힌다. 영업정지가 끝난 14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전체 알뜰폰 번호이동 시장에서 CJ헬로비전의 점유율은 78%다.

기존 이통사 대리점이 아닌 대형 종합 가전 매장에서도 휴대전화 보조금이 살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갤럭시S3는 가전 매장에 따라 53만∼59만원에, 갤럭시노트2는 75만∼77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업계는 3월 중순부터 안정화한 이통 시장이 4월 갤럭시S4 출시, 2분기 영업자금 확충 등을 계기로 다시 달아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최근 스팟성(치고 빠지기 식) 보조금 정책이 시장 과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지난 29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영업 실무자를 불러 시장 안정화 기조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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