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MC마저 정권 코드인사인가. KBS가 봄 개편을 맞아 MC를 재정비하면서 터져나오는 비판이다.
KBS는 약 10년간 진행을 맡아온 정은아를 하차시키고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을 ‘비타민’ 새로운 MC로 결정했다. KBS 1라디오 ‘생방송 글로벌 대한민국’ MC로는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지지강연을 했던 정치 평론가 고성국 씨를 내정했다. KBS2 ‘세대공감 토요일’의 진행자 자리는 박근혜 동생 박지만 씨와 친분이 있는 방송인 임백천에게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프로그램 개편에 있어 MC가 교체될 수 있다. 문제는 프로그램에서의 경쟁력, 진행자의 능력 등이 다각도로 고려됨과 동시에 프로그램 연출자 등 일선 제작진의 의사가 가장 우선돼야한다는 점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는 이번 MC선정이 부장급 이상 간부들끼리만 모며 논의하고 일방적으로 제작진에게 하달됐다고 비판했다. 그 과정에서 왜 하필 박근혜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새로운 MC 자리를 꿰차게 됐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공정보도를 지향해야 할 KBS가 앞장서서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시키려 한다. 대중에게 여론 형성의 장을 만들어주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도 모자랄 판에 MC마저 권력과 관련된 코드인사로 내세우면 방송의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 뻔하다. KBS는 공영방송의 존재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할때다.